- 입력 2026.11.05 09:12
- 수정 2026.11.05 09:15
3분기 말 부실채권 잔액 14조 3,200억 원으로 급증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 정책에 위험가중자산 팽창
주주환원 기준선인 보통주자본비율 13% 방어에 이중고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부실채권 규모가 14조 원을 넘어서며 대손충당금 방어선이 빠르게 얇아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확대 정책이 더해지면서 은행권은 위험가중자산(RWA) 급증이라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겉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과 밸류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손실흡수능력이 훼손되는 구조적 모순을 마주한 셈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약 14조 3,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불과 9개월 만에 20.0% 급증한 규모다. 고금리 환경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계 중소기업과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가 누적된 결과다.
부실채권이 불어나는 속도를 대손충당금 적립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건전성 지표인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은 눈에 띄게 악화했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말 NPL 커버리지비율은 평균 111.9%로, 1년 전의 123.4%보다 11.5%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1년 새 105.0%에서 90.2%로 주저앉으며 당국의 통상 권고치인 100% 선마저 내줬다. 우리금융 역시 같은 기간 130.0%에서 112.7%로 떨어졌고,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KB금융(129.3%)과 신한금융(115.5%)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은행 건전성을 압박하는 진짜 뇌관은 정부의 이른바 생산적 금융 정책과의 정면충돌이다. 가계대출 쏠림을 억제하고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시중은행에 중소∙지방기업 대출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향후 3년간 4조 5,000억 원 규모의 지역 중소∙중견기업 보증부 대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우량 담보 위주의 가계 주택담보대출보다 중소기업 여신은 차주의 부도 확률이 높아 자본규제상 위험가중치(RW)가 가혹하게 매겨진다는 점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가 20~25% 수준인 반면, 신용도가 낮은 비우량 중소기업 대출은 최대 15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받는다. 정책 방향에 맞춰 기업대출을 늘릴수록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위험가중자산의 팽창은 금융지주들이 시장에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의 신뢰마저 뒤흔든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을 가늠하는 절대적 기준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핵심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부실채권 증가로 분자인 자본에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깎아내야 하는 처지인데, 대출 확대 정책으로 분모인 위험가중자산까지 부풀어 오르는 ‘자본 덫’에 갇힌 것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CET1 비율 13% 안팎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초과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2, 3분기 기준 13%대의 CET1 비율을 유지하며 방어에 성공했지만, 이는 역대급 순이익에 힘입어 분자인 자본을 대폭 늘린 덕분이다. 구조적으로 대출과 투자가 지속해서 늘어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면 순이익만으로 13% 선을 방어하기는 어려워진다.
은행권은 위험가중치 산정 방식 완화와 공적 보증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출 실적 채우기식의 정책만 강요된다면 건전성 방어선이 무너진 은행들이 차기 경기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주주환원과 생산적 금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금융지주가 건전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지가 핵심이다. 향후 정부의 정밀한 위험가중치 조정이나 공적 보증 체계 개편 등 제도적 안전판이 구체적으로 마련될지, 그리고 연말 결산에서 4대 금융지주가 주주환원 기준선인 보통주자본비율 13% 선을 무사히 방어해낼지가 성패를 가늠할 핵심 지표다.
※ 이 기사는 랑펀미디어 AI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