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1.04 09:15
- 수정 2026.11.04 09:20
한화생명 4,000억 원 후순위채 수요예측 턱걸이
7,000억 원 규모 공격적 출자로 건전성 하락 부각
보완자본 한계 속 기본자본 확충과 수익성 확보 과제

투자자산의 실질적인 신용 건전성과 자본의 질을 따지는 채권 시장의 평가 잣대가 깐깐해지고 있다. 동일한 AA급 우량 신용등급을 갖췄음에도 조달 수단과 규제 위험에 따라 투자 수요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만기가 짧은 증권채에는 조 단위 뭉칫돈이 몰린 반면, 연 5%대 고금리를 내건 대형 생명보험사의 후순위채는 증액 발행 한도를 채우지 못했다.
3일 채권 시장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한화생명이 나란히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3,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모집에 총 1조 8,1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끌어모으며 6배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1,700억 원을 배정한 2년물에는 7,350억 원이, 1,300억 원을 배정한 3년물에는 1조 800억 원의 자금이 집중됐다.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가산금리는 2년물이 개별 민평금리 대비 8bp, 3년물이 11bp 낮게 형성됐다. 조달 자금은 이달 중순 만기를 맞는 기업어음(CP) 차환에 활용해 단기차입금을 중장기물로 안정화하게 된다.
반면 한화생명이 같은 날 실시한 4,000억 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 수요예측에는 5,0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와 유입 배수가 1.25배에 머물렀다. 4,000억 원의 모집액은 넘겼으나, 회사가 염두에 뒀던 최대 8,000억 원의 증액 발행 한도에는 크게 미달했다. 가산금리 역시 기관들의 보수적 평가가 이어지며 공모 희망 밴드 최상단인 연 5.30%로 확정됐다. 최근 3년간 국내에서 발행된 AA급 보험사 후순위채 금리 상단을 모두 웃도는 수준을 제시했음에도 대규모 추가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
채권 시장이 한화생명 후순위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근본 배경에는 최근 단행된 대규모 자회사 출자에 따른 건전성 지표 악화 우려가 있다. 한화생명은 후순위채 4,000억 원이 납입되면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지난 9월 말 예상치인 165.2%에서 167.8%로 2.6%포인트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방어 효과는 회사가 최근 추진한 공격적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무색해진다. 한화생명은 지난 9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로부터 '애큐온캐피탈' 지분 50.54%를 4,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보험사가 여신금융업 법인을 편입하면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 위험이 연결 요구자본으로 반영돼 K-ICS 비율이 약 4.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 출자 2,500억 원까지 더해 그룹 차원의 비보험 금융 확장에 들어간 자금만 7,000억 원에 달한다. 4,000억 원의 빚을 내 보완자본을 채워도 출자로 인한 건전성 하락 폭을 온전히 상쇄하지 못하는 구조다.
후순위채가 지닌 자본의 성격도 한계로 작용했다. 후순위채는 지급여력제도상 보완자본으로 인정될 뿐,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금융당국이 도입을 예고한 기본자본비율 규제치는 50% 수준인데, 한화생명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은 상반기 기준 57% 안팎에 그쳐 규제 하한선과의 격차가 7%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기본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향후 자본성증권의 조기상환이나 경영 전반에 제약이 걸릴 수 있어, 기관투자자로서는 보완자본에 의존하는 자본 확충 방식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연 5.30%라는 고금리 확정은 한화생명에 장기적인 이자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후순위채 이자는 결국 당기순이익과 기본자본의 핵심인 이익잉여금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회사가 채권을 굴려 얻는 운용자산이익률보다 조달 금리가 높아지면 역마진이 발생해 장기적인 내부 자본 축적 속도가 둔화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시장은 단순한 외형 신용등급 수치보다 해당 증권이 지닌 실질적 변제 순위와 발행사의 자본 체질을 엄격히 구분 짓고 있다. 만기 단기화와 현금 유동성에 집중하는 증권채 선호 현상과 달리, 규제와 자회사 출자 부담을 떠안은 채 빚으로 자본을 유지하려는 보험사 후순위채의 수급 불균형은 지속될 전망이다. 향후 한화생명이 7,000억 원 규모의 공격적 출자를 실제 이익으로 증명하고, 이익잉여금을 통한 근본적인 기본자본 확충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건전성 회복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랑펀미디어 AI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