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1.03 01:17
- 수정 2026.11.03 01:25
거제사업장서 건조해 2030년 하반기 인도 예정
JP모건 해운 투자 확대, 올해 한화오션서만 4척 확보

한화오션이 최근 수주한 3568억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의 실제 발주처가 미국 금융 대기업 JP모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금융사가 한국 조선소를 핵심 건조 기지로 삼아 선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30일 버뮤다 지역 선주와 VLC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익명의 선주가 JP모건의 해운 투자 부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금액은 총 3568억원으로 1척당 약 1억3350만달러(약 1784억원) 수준이다. 해당 선박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만들어져 2030년 하반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JP모건은 올해 들어 선박 발주를 꾸준히 늘리며 해운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도 한화오션과 3943억원 규모의 VLCC 2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당시 선박의 1척당 가격은 1억3250만달러(약 1770억원)였으며 2030년 3월까지 인도하는 조건이었다. 이번 추가 계약을 포함해 JP모건이 확보한 VLCC 선대는 총 12척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조선소와도 협력하며 건조 물량을 나누고 있다. 올해 초 JP모건이 후원하는 해운 선사는 중국 다롄조선(DSIC)에 30만7000DWT(재화중량톤수)급 VLCC 2척을 발주했다. 이 계약에는 추가 건조를 요구할 수 있는 옵션 2척이 포함됐다. 다롄조선이 수주한 선박의 1척당 가격은 약 1억2300만달러(약 1643억원)로, 한화오션 수주가보다 낮으며 2029년 인도될 예정이다.
최근 해운 시장에서는 선박 건조 가격 상승과 제한적인 조선소 도크 확보 경쟁이 맞물리면서 신조선의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글로벌 해상 운송 경로가 길어지면서 대형 원유운반선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원유운반선 외에도 JP모건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수에즈막스급 탱커 등 다양한 선종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JP모건의 VLCC 신조선 투자 규모만 약 15억5000만달러(약 2조708억원)에 달한다.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 금융사가 선박 건조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며 해운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오션의 올해 전체 수주 실적도 크게 뛰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44척, 약 81억1000만달러(약 10조835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VLCC가 21척으로 가장 많고, LNG 운반선 8척, 컨테이너선 6척,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3척,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3척 등을 확보했다.
VLCC는 올해 한화오션 전체 수주 물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운항 중인 VLCC 가운데 한화오션이 건조한 선박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만 21척의 VLCC 일감을 채우며 초대형 원유운반선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