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1.02 12:02
  • 수정 2026.11.02 12:38

넷리스트와 5년 라이선스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
구글·엔비디아 등 삼성 고객사 대상 조사도 일괄 취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삼성전자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 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D램 특허 침해 조사를 최종 종결했다. 지난 8월 양사가 5년간의 특허 라이선스 및 제품 공급 계약을 맺으며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물론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구글 등도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망을 둘러싼 특허 불확실성을 덜어냈다.

2일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gister) 및 USITC 공시에 따르면, 위원회는 행정법판사(ALJ)가 내린 조사 종결 초기 결정(ID)을 재검토하지 않기로 확정하고 해당 조사를 전면 취하했다. 앞서 넷리스트는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자사의 HBM 및 DDR5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조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제품을 서버 등에 장착해 사용하는 엔비디아, 구글, 브로드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피신청인 명단에 올랐다.

이번 조기 종결은 양사가 다년간 이어온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제휴를 맺은 결과다. 삼성전자와 넷리스트는 지난 8월 5일 HBM과 서버용 메모리 기술을 포함한 넷리스트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삼성전자가 5년간 사용하는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넷리스트에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허 분쟁을 벌이던 양사가 기술 교류와 부품 공급을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후 양측은 합의문을 바탕으로 조사를 종결해 달라는 공동 동의서를 USITC에 제출했다.

조사 취하의 효력은 엔비디아와 구글 등 피소된 고객사 전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 USITC 행정법판사는 초기 결정문에서 이번 합의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부품을 공급받는 모든 피신청인과 넷리스트 간의 분쟁을 모두 해결한다고 명시했다.

이로써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부품의 수입 금지 리스크가 사라졌다. USITC 조사는 손해배상 대신 미국 내 수입 및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조사가 이어졌다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나 구글의 서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었다.

조사를 신청했던 넷리스트는 2000년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기업이다. 최근 수년간 자체 제품 판매보다는 특허 수익화에 집중하며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3년 미국 텍사스주 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3억300만 달러(약 4240억원)의 배상 평결을, 2024년 별도 사건에서는 1억1800만 달러(약 1650억원)의 배상 평결을 받기도 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역시 넷리스트에 대규모 합의금을 지불하거나 특허 침해 판정을 받았다.

USITC는 양사 합의문의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관련 서류의 제한적 송달 절차를 승인하며 조사를 마무리했다. 주요 고객사들을 겨냥했던 제재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고성능 메모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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