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1.03 09:45
  • 수정 2026.11.03 09:50

부실채권 7조 6,133억 원으로 8년 만에 최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급등 속 충당금 적립 지연
완충 비율 급락 속 연말 자본 적정성 타격 우려

AI 생성이미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8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산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역대급 이자수익과 호실적에 기대어 외형 성장 및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우는 사이, 정작 거시경제 악화로 쏟아지는 잠재 부실을 막아낼 내부 손실 흡수 능력은 전례 없이 약화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지난 2일 공시한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잔액은 총 7조 6,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조 2,848억 원 늘어난 수치로, 2018년 1분기 이후 8년 6개월 만에 도달한 최대치다. 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인 대출의 연체율 단순 평균 역시 0.42%까지 오르며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실의 뇌관은 기업대출, 그중에서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이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차주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우리은행이 0.77%, NH농협은행이 0.73%, 하나은행이 0.67%로 각각 급등하며 은행권 전체의 평균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영업 무게중심을 옮기며 외형을 키웠으나, 경기 침체와 맞물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부실의 절대 규모가 커진 것보다 더 뼈아픈 대목은 잠재 신용손실을 방어할 핵심 척도인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의 급락이다. 이 비율은 부실채권 잔액 대비 은행이 자체적으로 쌓아둔 대손충당금의 규모를 의미한다.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에서 이 완충 비율이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하나은행의 9월 말 NPL 커버리지 비율은 106.52%로 1년 새 29.4%포인트나 하락하며 5대 은행 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금융감독 당국이 안정권으로 보는 기준선이 100% 안팎임을 고려하면, 부실채권 100원당 쌓아둔 충당금이 106원에 불과해 추가 부실이 한 번만 터져도 곧바로 충당금 결손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수치다. 같은 기간 NH농협은행의 비율은 65.9%포인트 급락한 157.12%로 내려앉았고, 우리은행은 45.9%포인트 하락한 126.70%, 신한은행은 162.50%에 머물렀다.

이런 지표 악화는 단순한 부실 여신 증가에 따른 착시 현상이 아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3분기까지 34조 원이 넘는 역대급 누적 이자이익을 냈음에도, 단기 순이익 방어와 배당 재원 마련을 우선하느라 신규 대손충당금 전입을 보수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표면적인 호실적 이면에는 구조적 위험을 방어할 내부 유보 부족이라는 취약점이 자리 잡고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7조 6,133억 원의 부실채권 외에 언제든 뇌관이 될 수 있는 잠재 위험도 여전하다.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됐거나 부실 가능성이 큰 '요주의' 여신 잔액은 5대 은행 합산 10조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며 팽창하고 있다. 도소매업, 건설업, 숙박음식업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차주들이 연쇄 부도로 내몰릴 경우, 이 요주의 여신이 고정이하여신으로 전락하는 속도는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위기감 속에 일부 은행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대규모로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자산유동화전문회사에 헐값 매각해 장부상 지표를 일시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대출 원금을 손실 처리하며 자기자본을 갉아먹는 조치에 불과하다. 잠재 부실 차주가 근본적으로 줄지 않고 충당금 적립률마저 바닥인 상황에서, 겉보기 연체율만 낮추는 방식으로는 은행 시스템 전반의 신용위험 흡수력을 복원하는 데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앞으로 은행권의 펀더멘털을 가늠할 핵심 관전 포인트는 연말 결산 과정에서 충당금을 얼마나 실질적이고 엄격하게 추가 전입하느냐다. 완충 여력이 100% 턱걸이 수준까지 떨어진 일부 은행이 실적 방어를 핑계로 손실 흡수 버퍼 복원을 미룬다면, 내년 상반기 대규모 대손비용 청구서가 일시에 닥쳐오며 금융지주 전체의 신용도와 자본 적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 본 기사는 랑펀미디어의 AI 분석 엔진을 통해 수집·검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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