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1.03 08:43
  • 수정 2026.11.03 08:50

상반기 총자산이익률 0.4% 그쳐 5대 시중은행 하회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 17.7%로 치솟아 리스크 가중
대손비용 통제 및 독자적인 신용 경쟁력 확보 시급

케이뱅크 로고.

케이뱅크가 획득한 상위 두 번째 신용등급인 ‘AA+’는 자체적인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만으로 도달한 결과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2일 공시한 케이뱅크 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최종 신용등급은 자체신용도인 ‘AA’에서 정부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1노치(단위) 상향 조정된 결과다. 일반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금융 시스템 내에서 갖는 정책적 중요성과 공적 안전망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뜻이지만, 거꾸로 지원 가능성이라는 방패를 걷어내면 독자적인 펀더멘털에는 적잖은 취약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수익성 지표는 이미 기존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4%로 전년 동기(0.6%)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평균치인 0.6%를 밑도는 수준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601억 원을 거두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나, 대출 채권 매각 이익 감소와 금리 변동성에 따른 조달 비용 관리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더 큰 구조적 부담은 대손비용에서 확인된다. 케이뱅크의 총여신 대비 대손상각비 비율은 1.1%에 달해 5대 시중은행 평균(0.2%)의 5.5배에 이른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0.6%로 시중은행 평균인 0.4%를 웃돈다. 충당금적립률이 261.3%로 표면적인 손실흡수능력은 갖추고 있으나, 부실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비용 자체가 시중은행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은 중장기 수익성을 갉아먹는 핵심 요인이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변화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파르게 늘려왔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4년 말 1조 1,51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 3,020억 원으로 2.9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체 여신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7.1%에서 16.7%로 급등했고, 10월 30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는 3조 6,366억 원으로 늘며 기업대출 비중이 17.7%까지 치솟았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다중채무 부실 위험이 가중되는 국면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의 급성장은 향후 추가 대손 부담으로 직결될 소지가 크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규제 의무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관리 역시 구조적 부담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30.8%다. 중∙저신용 차주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채무 상환 능력 저하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연체율 상승과 직결되는 뇌관으로 꼽힌다. 정책적 요구를 맞추기 위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에 대한 여신 공급을 지속해야 하는 구조는 자체신용도를 끌어올리는 데 뚜렷한 한계로 작용한다.

물론 상장을 통해 확보한 견고한 자본 여력은 신용도 방어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올해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신규 자금 2,490억 원에 더해 과거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 7,250억 원이 전액 규제상 자본으로 편입되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지난해 말 12.4%에서 올해 6월 말 18.1%로 5.7%포인트 급등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도 20.0%로 5대 시중은행 평균(17.6%)을 웃돈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요건으로 제시한 기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사는 가계대출 부실화 등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를 지속해서 상회하거나, 정부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약화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등급이 ‘AAA’로 오르기 위한 조건으로는 ROA 1.0% 이상 유지를 제시했다. 현재 ROA 0.4%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케이뱅크가 상향 트리거에 도달하기보다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중∙저신용자 여신에서 대손충당금이 확대되며 하방 압력을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 가깝다.

결국 이번 신용등급 평정은 케이뱅크에 안도감이 아닌 숙제를 남겼다. 은행업 면허가 주는 공적 지원 가능성 덕에 ‘AA+’라는 우량한 등급을 확보했으나, 지원 가능성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신용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자산 건전성 악화 국면에서 강등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급증한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화 억제와 중∙저신용자 대손비용 통제 여부가 향후 신용도 유지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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