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1.01 11:42
- 수정 2026.11.01 11:45
첫 주 AA급 1조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 돌입
이차전지 설비투자로 포스코퓨처엠 재무 부담 가중
완판보다 확정될 가산금리 스프레드 수준이 핵심

동일한 AA급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업황 침체와 대규모 설비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진 제조업체와 금융사 간의 회사채 조달 여건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공모채 및 자본성증권 시장에 한국투자증권과 포스코퓨처엠, 한화생명, KB금융지주 등이 연달아 출격하며 1조 원 안팎의 대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겉으로 드러난 우량 등급의 외형과 달리 기관투자가들의 옥석 가리기가 정교해지면서, 발행사별 신용 스프레드와 실제 조달 비용에서 뚜렷한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신용평가 및 채권 시장의 시선이 가장 예민하게 쏠리는 곳은 오는 4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포스코퓨처엠이다. 신용등급 AA-를 보유한 포스코퓨처엠은 2년물과 3년물로 총 1,000억 원 모집에 나서며,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 대비 마이너스 30bp에서 플러스 30bp를 제시했다. 통상적인 공모채 발행 구조를 갖췄으나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의 가동률 저하와 실적 둔화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신용 위험을 가중하는 근본 원인은 대규모 자본적 지출에 따른 부채 레버리지 통제력 약화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설비 증설을 지속해 오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을 가감한 순차입금 규모만 3조 4,390억 원에 육박해 현금 창출력 대비 차입금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구조다. 반면 전방 완성차 업계의 속도 조절로 인한 고정비 부담은 여전히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퓨처엠 경영진이 연내 대규모 추가 수주 가능성과 2028년 본격적인 가동률 회복을 예고하며 중장기 반등 의지를 피력했으나, 채권 시장은 당장 2~3년 동안 갚아야 할 만기 도래 채무와 과중한 금융 비용에 먼저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과거에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상회하는 주문을 채우고도 개별 민평금리 대비 수십 bp 높은 오버 금리로 물량을 채우는 데 그친 바 있다. 이번 조달에서도 투자 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호적인 언더 금리 발행보다는 상당한 수준의 가산금리를 감수한 오버 금리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금융권 발행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유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일 3,000억 원 규모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한국투자증권(신용등급 AA0)과 4,000억 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한화생명(신용등급 AA+), 2,7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KB금융지주(신용등급 AA-) 등이 대기하고 있다. 증권∙금융지주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수급 부담은 안고 있으나, 제조업체처럼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현금흐름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채권 발행 공급이 늘어날 경우 크레딧 시장 전반의 신용 스프레드는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AA급이라는 간판만 믿고 시장에 나섰다가는 기대 이상의 조달 금리를 부담하거나, 증액 한도를 채우지 못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줄을 잇는 AA급 대형 딜의 승패는 단순한 목표 물량 완판 여부가 아니라 개별 민평금리 대비 얼마의 스프레드를 얹어주었는가라는 실제 비용 청구서에서 갈릴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퓨처엠이 예고한 대규모 수주 물량이 실제 연내 확정돼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향후 조달 비용 절감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