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1.02 15:09
  • 수정 2026.11.02 15:15

폐영구자석 재활용해 네오디뮴 등 고순도 산화물 추출
중국 통제 맞서 생화학 공정으로 북미 중심 공급망 구축

고려아연 로고.

고려아연이 미국 희토류 기술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Alta)와 설립하는 합작법인의 상업 생산 시점을 2027년으로 확정했다. 전기차와 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지역 내 안정적인 자원 순환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이 구체화됐다.

2일 호주 증권거래소(ASX) 상장사 몽루아얄리소스(Mont Royal Resources)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알타는 최근 고려아연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내 희토류 재활용 합작법인을 세우고 2027년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 목표를 명시했다.

구체적인 상업 생산 대상은 폐영구자석에서 추출한 고순도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디스프로슘, 터븀 등이다. 이는 양사가 올해 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후속 사업 일정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합작법인은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자원 순환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가 운영하는 기존 사업장 부지에 설립된다.

이번 사업의 바탕에는 알타가 보유한 '정밀 채굴' 생화학 공정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알타는 맞춤형으로 설계된 단백질을 활용해 폐가전이나 폐영구자석의 복잡한 혼합물 속에서 저농도의 희토류 원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정제하는 기술을 갖췄다.

이를 통해 기존 채굴 방식보다 환경 오염을 줄이면서도 99.5% 이상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을 90% 이상의 수율로 분리해낸다. 몽루아얄리소스 역시 캐나다 퀘벡주 아슈람(Ashram)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희토류 혼합물을 정제하는 데 알타의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90% 이상은 중국에 집중돼 있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자원을 무기화하는 흐름이 거세지자, 주요국 기업들은 대체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100톤 규모의 폐영구자석을 처리해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합작법인의 생산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희토류를 한미 양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은 이번 희토류 생산이 현재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크루서블 제련소'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 74억 달러(약 9조8800억원)를 투자해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테네시 제련소는 11종의 전략 광물과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한다. 이 제련소와 합작법인이 모두 가동되면 기초 비철금속부터 전략 광물, 희토류까지 아우르는 미국 현지 통합 공급망이 마련된다.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를 통해 2022년 미국 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Igneo)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하고, 에브테라(Evterra) 등을 잇달아 편입하며 자원 순환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 합작법인이 2027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이러한 기존 수거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폐영구자석이 희토류 산화물 생산을 위한 주원료로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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