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31 17:16
- 수정 2026.10.31 17:20
EMA와 '스포트라이트 코리아 포럼' 공동 개최
한국 원전 운영 경험 공유하며 SMR 도입 필수 요건 논의

한국수력원자력이 싱가포르 정부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방안을 논의하며 아세안(ASEAN)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위해 SMR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에 따르면 한수원은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샌즈 엑스포 앤 컨벤션 센터에서 EMA와 '스포트라이트 코리아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아시아 주요 에너지 행사인 '싱가포르 국제에너지주간(SIEW 2026)'의 특별 세션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의 원전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SMR 도입을 위한 산업적·제도적 준비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임승열 한수원 수석부사장과 유진 토(Eugene Toh) EMA 에너지기술부문 부청장이 참석해 SMR의 잠재적 역할과 원전 도입을 위한 필수 요건을 주제로 논의를 이끌었다. 김준민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 대사대리도 특별 연설을 통해 한국의 원자력 기술 발전 과정과 향후 수출 및 배치 방향을 소개했다. 이어 한수원 실무진이 나서 독자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프로그램의 진척 상황을 싱가포르 측에 공유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전력 생산의 95%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짓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기존 대형 원전 대비 크기가 작고 안전성이 향상된 SMR을 유력한 청정에너지 대안으로 살피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원전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EMA는 지난해 9월 영국계 컨설팅 기업 모트 맥도널드(Mott MacDonald)를 자문사로 선정해 SMR 등 첨단 원전 기술의 안전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합원자력인프라검토(INIR) 1단계 평가를 받을 예정이며, 이를 위해 원전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이러한 싱가포르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맞춰 SMR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여러 SMR 설계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와 시공 능력을 두루 갖춘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앞서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 자회사와 i-SMR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스웨덴 국영 전력사 바텐팔로부터 입찰 참여를 요청받는 등 해외 시장 개척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도 양측은 SMR 도입을 위한 규제 및 제도적 틀, 전문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등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한수원은 원전 도입을 준비하는 신규 국가가 직면할 수 있는 기회와 과제를 한국의 과거 경험에 비춰 제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현재 SMR을 비롯한 첨단 원전 기술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 스웨덴 등 원전 선도국들과 연이어 포럼을 열고 인력 양성과 기술 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