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31 07:50
  • 수정 2026.10.31 07:55

게임 속 AI 기술을 현실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식해 구동
2027년까지 통합 파운데이션 모델 '루디 1.0' 완성 목표

크래프톤 로고.

크래프톤이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통해 사람의 행동과 의도를 이해하는 차세대 로봇 인공지능(AI) 모델을 미국 현지에서 공개했다. 가상 세계인 게임 속 AI 기술을 물리적인 현실 세계의 로봇에 이식해 휴머노이드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31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에서 열린 '2026 베이 에어리어 로보틱스 심포지엄(BARS)'에서 로봇 AI 모델 '루디(Ludi) 0.2'를 발표했다. 루도 로보틱스는 크래프톤이 로보틱스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미국 팰로앨토에 설립한 자회사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고 있다.

루디 0.2는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사람의 몸짓과 의도, 사회적 맥락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PUBG)'에서 축적한 기술이 바탕이 됐다. 게임 안에서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어의 행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AI 캐릭터(NPC)의 상호작용 능력을 현실 로봇에 적용한 것이다.

기술적 기반으로는 알리바바의 '큐원(Qwen)' 비전·언어 모델과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인 '그루트(GR00T)'를 결합했다. 시각 정보와 언어를 이해한 뒤 이를 물리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구조다. 실제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로는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1만 6000달러(약 2200만원) 가량인 휴머노이드 로봇 'G1'을 활용했다. 또한 크래프톤은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생성한 합성 데이터를 모델 훈련에 투입하며 게임 개발사로서의 강점을 살렸다.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대규모 자본이 몰리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로봇 기업 피규어(Figure)는 390억 달러(약 5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0억 달러(약 1조 3800억원) 이상을 모금했고, 로봇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킬드 AI(Skild AI)도 14억 달러(약 1조 9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크래프톤 역시 7000만 달러(약 970억원)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와 전용 하드웨어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루도 로보틱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지, 대화, 물리적 행동을 하나의 통합된 파운데이션 모델로 묶는 것이다. 이강욱 루도 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추론 능력과 물리적 움직임을 연결하는 것을 가장 큰 기술적 과제로 꼽으며, 2027년까지 차세대 단일 파운데이션 모델인 '루디 1.0'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로보틱스를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창한 대표는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가상 세계의 AI 캐릭터를 현실 세계로 데려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고민한 끝에 물리적 AI인 루디를 개발하게 됐다"며 "로보틱스는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이 분야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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