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30 08:44
  • 수정 2026.10.30 08:50

3분기 누적 순이익 3,317억 원으로 실적 개선
대손충당금 전입액 축소가 이익 증가 이끈 핵심 축
연체율 하락 속 고정이하여신 반등해 건전성 우려

AI 생성이미지.

KB국민카드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면에 잠재적 부실 위험을 미뤄둔 회계적 착시가 도사리고 있다. 지표상 연체율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3개월 이상 원리금이 밀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반등했다. 충당금 전입액을 줄여 이익을 방어하는 카드업계의 불황형 관리 전략이 취약 차주 중심의 신용위험 통제 임계점을 드러냈다.

29일 발표된 KB국민카드 실적에 따르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3,317억 원으로 18.2% 늘며 지난해 연간 순이익 규모를 9개월 만에 넘어섰다. 카드 이용액 증가와 할부금융 부문의 성장이 외형을 지탱했다.

하지만 실제 실적 개선을 견인한 핵심 축은 판관비 억제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축소다. 3분기 누적 기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3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조달 금리 고공행진으로 이자 비용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국면에서 충당금 적립 폭을 줄여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신용평가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자산 건전성 지표 간의 엇갈림이다.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02%로 전 분기 말보다 0.05%포인트, 1년 전보다 0.19%포인트 낮아졌다. 겉으로 드러난 연체율만 보면 부실 채권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인 회수 불능 위험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0%를 기록하며 전 분기 말 0.93% 대비 0.07%포인트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통상 카드사들은 분기 말마다 대규모 상각과 부실채권 매각을 단행해 연체율 분모를 정리한다. 장기 연체 채권을 외부 추심 기관이나 자산유동화전문회사에 넘겨 장부상 연체율을 끌어내리는 방식이다.

상각과 매각 처리에도 불구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오히려 상승했다는 것은 자산 포트폴리오 내부에서 1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가 3개월 이상의 구조적 장기 부실로 고착화하는 속도가 빨라졌음을 방증한다. 일부 대형 경쟁사가 0%대 후반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유지하며 건전성을 방어하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현재 카드업계의 자산 구조를 고려할 때 충당금 전입액 감축은 향후 손실흡수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중채무자와 자영업자 등 한계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여전히 한계에 달해 있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대환대출이나 리볼빙 잔액에 묶인 잠재 채무자들의 부실 전이 가능성도 해소되지 않았다. 충당금을 덜 쌓아 당장의 순이익 지표를 방어한 조치가 장기적으로 신용 손실 충격을 일시에 맞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조달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본질적인 자산 회수력과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하는지가 향후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올 4분기에도 취약 차주의 건전성 저하가 이어져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계속 불어난다면 억눌러왔던 대손비용이 일시에 급증하며 이익 구조를 흔들 수 있다. 연체율 하락이라는 표면적 수치 뒤에 가려진 실질 대손 부담과 자산 건전화 속도가 4분기 수익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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