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8 21:46
스트레치가 상자 내리면 리플렉스 로봇이 팔레트에 쌓는 분업화
단일 로봇 대신 각 로봇 장점 극대화해 무인 물류 대안 제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가 미국 로봇 기업 리플렉스 로보틱스(Reflex Robotics)의 양팔 로봇과 연동해 트럭 하역부터 팔레트 적재까지 이어지는 무인 물류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실증했다. 단일 로봇이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대신, 각 로봇이 가장 잘하는 특화 영역을 분담해 물류센터의 무인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28일 로봇 기술 전문 채널 'CTO 로보틱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두 로봇의 협업 워크플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스트레치가 트럭 컨테이너 안에서 상자를 꺼내 컨베이어 벨트 위로 올려놓으면, 이를 리플렉스 로보틱스의 양팔 로봇이 집어 들어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CTO 로보틱스는 "하나의 물류 창고 워크플로, 두 대의 다른 로봇, 하나의 연결된 프로세스"라며 "한 로봇이 모든 것을 하는 대신 각자가 가장 잘하는 일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에 투입된 스트레치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물류센터의 트럭 하역 작업을 겨냥해 개발한 특수 목적 로봇이다. 흡착 그립이 달린 로봇 팔과 이동식 베이스를 갖춰 시간당 최대 700개의 상자를 하역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물류 기업 DHL이 1000대 이상의 스트레치 도입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하는 등 상용화 단계에 진입해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스트레치와 호흡을 맞춘 리플렉스 로보틱스의 로봇은 바퀴 달린 베이스에 수직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척추 구조와 두 개의 팔을 결합한 형태다. 두 팔을 합쳐 50파운드(약 22.7kg) 이상의 하중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16시간 연속 작동하는 배터리를 탑재했다. 특히 원격 조종을 우선 적용해 도입 후 60분 이내에 현장 작업에 투입할 수 있고, 이후 사람의 조종 데이터를 학습해 인공지능(AI) 자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당 예상 가격은 5만 달러(약 69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증은 리플렉스 로보틱스 창업진의 과거 이력과 맞물려 물류 로봇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2022년 설립된 리플렉스 로보틱스의 주력 엔지니어링 팀은 과거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스트레치 로봇 개발을 주도했던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자신이 직접 개발했던 하역 특화 로봇 스트레치와, 창업 후 새롭게 선보인 다목적 양팔 로봇이 물류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공정이 완성된 셈이다.
현재 물류 로봇 시장에서는 어질리티 로보틱스, 앱트로닉 등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두 다리로 걷는 범용 로봇을 앞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트레치와 리플렉스 로보틱스의 양팔 로봇은 이족 보행 대신 바퀴 기반의 이동 방식을 택했다. 복잡한 균형 잡기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물류 현장에서의 실용성과 하중 지지 안정성에 집중한 결과다.
물류센터는 상품의 크기와 무게가 다양하고 작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해 두 다리로 걷는 범용 로봇 하나로 모든 공정을 자동화하기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스트레치가 트럭 하역이라는 고강도 단순 작업을 전담하고, 리플렉스 로봇이 층고가 다양한 팔레트에 상자를 정밀하게 쌓는 이번 협업 모델은 물류 업계의 현실적인 무인화 대안을 보여준다.
실제 글로벌 물류 업계는 이러한 실용적인 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제3자 물류(3PL) 기업 GXO 로지스틱스는 리플렉스 로봇을 현장 작업에 투입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스토치 GXO 로지스틱스 최고자동화책임자(CAO)는 "운영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최첨단 기술 솔루션을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