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5 09:39
SB선보 지분 확보로 3년 만에 공동관리절차 종결
수은 정책금융 우산 벗고 민간 시장 홀로서기 시작
신조선 역량 축소 속 자체 현금 창출력 입증 과제

한국수출입은행은 부산 소재 중견 조선업체인 대선조선의 금융채권자협의회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종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친환경 조선기자재 기업 SB선보가 신주 인수 대금을 완납하고 지난 21일 지분 약 97%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채무 변제가 마무리됐다. 대선조선은 사명을 'SB대선'으로 바꾸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대선조선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것은 지난 2023년 10월이다. 중소형 조선업계를 덮친 후판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난으로 공정 지연이 겹치면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후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1,700억 원 규모의 신규 운전자금 대출과 100억 원 상당의 선수금환급보증(RG)이 지원됐다. 이 같은 정책금융의 긴급 수혈 덕분에 법정관리를 피하고 기존에 수주한 선박 18척을 전량 인도할 수 있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강도 자산 매각도 단행했다. 대선조선은 상징과 같았던 영도조선소 부지를 조선기자재 업체 한라IMS에 1,071억 5,000만 원을 받고 분리 매각했다. 생산 기반을 다대조선소 단일 거점으로 일원화해 고정비를 줄이려는 체질 개선 작업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워크아웃 졸업이라는 상징적 성과보다 독립된 신용 주체로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우선 채권단 체제에서 누렸던 유동성 방파제와 신용 보강 혜택이 사라졌다. 앞으로는 민간 상업금융 시장에서 자체 신용등급만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RG를 발급받아야 한다. 정책 보증 없이 시장성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전환기에서 기업이 짊어질 실질적인 조달 비용과 금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산 매각에 따른 영업 기반 축소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영도조선소를 매각하면서 전통적인 신조선(새 선박) 건조 능력은 대폭 줄어들었다. 중견 조선사로서 독자적인 연속 건조를 통해 대규모 매출을 창출하던 구조가 흔들리면서 당장의 영업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태다. 대선조선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404억 원에 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새 모기업인 SB선보와의 사업 연계가 신용 위험을 얼마나 낮춰줄지도 미지수다. SB선보는 다대포 부지를 활용해 액화천연가스(LNG) 재기화 설비 및 부유식 해양 인프라,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신사업이 실제 의미 있는 이익을 내기까지는 설비 전환과 공정 안정화에 상당한 시일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더욱이 SB선보 역시 비상장 기업으로 대형 조선사와 비교하면 자본 여력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 향후 조선 경기 변동이나 원자재 가격이 다시 뛰는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모기업 홀로 자회사의 유동성 리스크를 온전히 방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결국 대선조선이 상업금융 시장에서 정상적인 신용도를 회복할 수 있는지는 향후 1~2년 내 자체 영업활동으로 빚을 갚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현금 창출력에 달렸다. 자산 매각과 지표상 부채 정리를 넘어 다대조선소 중심의 신규 일감이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차질 없이 납기 내에 이행되는지가 자체 신용 회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