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4 05:18
유럽 내 디젤차 수요 급감 및 EV2·EV4 등 전기차 전환 가속화 영향
현지 700여명 근무 엔진공장 내 대대적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논의

기아가 유럽 내 유일한 내연기관 엔진 생산기지인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의 디젤 엔진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시장의 디젤 자동차 수요 감소와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해 전기차(EV) 중심의 생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재편이다.
22일(현지시간) 현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내 디젤 엔진 생산 부문이 최종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들은 디젤 엔진 생산 라인 중단과 함께 공장 내 대대적인 인력 삭감 등 구조조정이 논의선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은 기아의 유럽 내 주요 생산 거점이다. 특히 공장 내 엔진 부문은 지난 20년간 가솔린 및 디젤 엔진 700만개 이상을 생산해 왔으며 현재 7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생산된 엔진은 현지에서 조립되는 스포티지와 씨드 등 완성차는 물론 체코 노쇼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에도 공급되어 왔다.
이번 조치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지형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77만795대에 그쳤다. 영국 자동차 플랫폼 오토트레이더의 마크 팔머 전략 책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차 수요가 전년 대비 19% 감소하는 등 디젤은 현재 가장 판매가 부진한 연료 타입"이라고 분석했다.
기아 질리나 공장이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착수한 점도 내연기관 라인 축소를 앞당겼다. 기아는 현지 생산 라인에 EV4와 EV2 등 차세대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한정된 공장 설비와 인력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줄어든 디젤 부문의 정리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회사 측도 사업 구조 개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토마스 포토체크 기아 슬로바키아 대변인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2027년 사업 계획을 준비 중이며 디젤 엔진 생산 부문의 향후 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선택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내부 검토를 거쳐 최종 사업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구체적인 조직 개편안과 향후 운영 방안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