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19 16:07

한화엔진 상향 기준 완화 속 동화기업은 하향 압력
안정적 현금 확보와 수요 부진 따른 차입금 격차
신사업 실적과 자산 매각 기반 차입금 감축 점검

한국기업평가 로고.

한국기업평가가 1일 발표한 신용등급 핵심 모니터링 지표(KMI) 변경 내역에서 두 중견 기업의 엇갈린 재무 체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방산업 호황에 올라탄 한화엔진은 등급 상향을 위한 수치적 조건이 삭제되며 기준이 대폭 완화된 반면, 신성장 동력의 부진에 빠진 동화기업은 과중한 재무 부담으로 인해 등급 하향 압력이 한층 거세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정기적으로 기업의 재무 지표를 점검해 신용등급의 상향 또는 하향 가능성을 가늠하는 KMI를 설정한다. 이 조건이 완화되면 기존 등급을 넘어선 원활한 자금 조달 환경을 구축할 수 있지만, 지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재조정되면 단기간 내 재무구조를 의무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이번 변경 내역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신용등급 상향 요건이 기존 ‘영업이익률 7% 이상, 부채비율 250% 이하’에서 ‘고부가가치 수주 물량 확보를 통한 이익 창출력 개선세 지속 및 우수한 재무안정성 유지’로 수정됐다. 정량적인 목표치를 없애고, 튼튼한 사업 구조와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유연한 잣대를 적용해 준 것이다.

실제로 한화엔진은 선박용 디젤엔진 시장의 호황을 누리며 이익 체력을 크게 키웠다. 친환경 이중연료(DF) 엔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단가 상승이 수익성 확대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노르웨이 친환경 선박 자동화 시스템 기업인 ‘SEAM AS’를 약 3,065억 원에 인수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으나, 선수금 등 영업 현금 유입 덕분에 순현금(무차입) 상태를 유지 중이다.

반면 동화기업의 KMI 지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문턱이 낮아졌다. 등급 상향 요인이었던 ‘EBITDA/매출액 14% 이상, 순차입금/EBITDA 5배 이하’ 조건은 아예 삭제됐다. 대신 해당 수치를 ‘8% 이상’, ‘10배 이하’로 낮춰 현 등급의 ‘안정적’ 전망 복귀 요인으로 격하했다. 상향은커녕 지금의 신용도를 방어하기 위한 기준선조차 크게 물러섰다는 의미다.

동화기업의 실제 재무 지표는 기존 하향 요인을 이미 이탈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 집계 기준 동화기업의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021년 3.1배에서 지속해서 상승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9.0배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수익성을 보여주는 EBITDA/매출액은 18.4%에서 5.9%로 주저앉았다. 기존 하향 조건이었던 ‘8% 미만’, ‘10배 지속 초과’를 모두 넘어선 수치다.

이런 결과는 목재 보드 부문의 국내 선두 지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2차전지 전해액 사업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전기차 전방 수요 둔화와 미국 신규 공장의 가동 지연이 맞물려 전사적인 현금 창출력을 훼손했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지만 아직 실적으로 회수하지 못한 탓에, 총차입금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80%를 웃도는 등 차입 구조도 악화했다.

엇갈린 두 기업의 KMI는 장기적인 사업 다각화가 실제 이익과 맺는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한화엔진은 신사업 투자가 본업의 안정적인 흑자 구조 안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반면, 동화기업은 기존 주력 사업의 성과를 신사업의 적자와 막대한 외부 차입이 덮어버린 형태다.

향후 한화엔진의 성패는 새로 인수한 해외 종속회사들의 실적 기여도와 친환경 중심의 통합 솔루션 모델 안착 여부에 달렸다. 반면 동화기업은 전해액 부문의 해외 수요 회복 시점과 더불어, 관계기업 지분 유상감자나 자산 매각을 통한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 규모가 신용등급 추가 하락을 방어할 핵심 척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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