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08.31 13:15

대법원 2026두30317(2026. 5. 14.) 취득세등 경정청구거부처분 취소 사건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당초 추정택지조성원가로 신고했던 지목변경 간주취득세를, 법인장부상 실제 투입비용 기준으로 낮춰 달라고 낸 경정청구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쟁점은 '법인장부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장부가 과세대상 토지의 지목변경 비용을 증명하느냐'였다. 비용 집계 기간과 대상 구역, 분모 면적이 과세대상과 어긋나면 법인장부 단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판결의 골자다.

1. 결론: 장부는 냈지만 '비용의 증명'에 실패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14일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따라 상고를 기각했다. 별도의 법리 설시 없이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한 것으로, 서울고등법원 2025누6818 판결(2025. 12. 24.)이 최종 결론이 됐다.

원심이 유지한 판단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원고가 제시한 법인장부상 비용은 과세대상 토지의 조성이 끝난 뒤(2018. 12. 31.)에도 1년 넘게 이어진 지출까지 포함하고 있어 해당 토지의 지목변경 비용으로 볼 수 없다. 둘째, 원고 스스로 공구별 공사원가 집계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상 대상 토지의 원가 집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셋째, 원고는 1공구에 위치한 토지의 단위원가를 산정하면서 분자(지목변경비용)와 무관한 사업부지 전체 면적을 분모로 삼았다. 재판부는 이 방식이 성립하려면 '기준시점까지 단위면적당 투입비용이 전 구역에서 같거나 차이가 없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그 전제가 깨졌다고 봤다. 산업단지 감면 주장 역시 일몰기한인 2014년 12월 31일까지 해당 토지를 취득했다는 증거가 없어 배척됐다.

2. 배경: 101억 원을 내고 49억 원의 환급을 구했다

원고는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로, 서울 강서구 일대 도시개발구역의 사업시행자다. 원고는 2014년 4월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분양절차가 완료된 토지 1,524,319㎡에 대해 지목변경에 따른 간주취득세 등 합계 101억 8,945만 원을 신고·납부하거나 고지받아 납부했다.

원고는 2019년 8월 12일 경정청구를 냈다. 과세표준을 당초 신고한 추정택지조성원가 ㎡당 734,486원이 아니라 법인장부로 확인되는 실제 투입비용 기준인 ㎡당 504,488원으로 다시 잡아야 하고, 산업단지 내 기타시설용지 10,603㎡에는 2014년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취득세 면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과세관청은 2019년 10월 10일 과세표준 재산정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5,984만 원만 환급 대상으로 인정했다. 보통징수(고지납부) 방식으로 납부된 74,253㎡ 부분은 아예 경정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조세심판원은 2023년 6월 15일 폐기물처리시설부담금 315억 원을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경정만 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가 주장한 재계산에 따르면 환급세액 총액은 48억 9,010만 원이었다. 1심은 보통징수 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으며, 항소심과 상고심이 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표. 원고가 주장한 세액 재계산 내역 (단위: 원)
구분 기 신고 재산정 미환급
취득세 결정세액 7,848,059,840 4,305,415,110 3,542,644,730
취득세 가산세 등 462,085,830 12,067,410 450,018,420
농어촌특별세 1,130,298,230 1,481,215,710 -350,917,480
농어촌특별세 가산세 등 807,720 361,760,380 -360,952,660
합계 9,441,251,620 6,160,458,610 3,280,793,010

 

3. 해석: 법인장부 우선 원칙은 '신빙성'을 조건으로 한다

(1) 시가표준액 원칙과 법인장부 단서의 관계

구 지방세법은 토지의 지목을 사실상 변경해 가액이 증가하면 이를 취득으로 보고(제7조 제4항), 증가한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다(제10조 제3항). 구체적 산정은 지목변경 전후의 시가표준액 차액이 원칙이지만, 판결문이나 법인장부로 지목변경에 든 비용이 입증되면 그 비용에 따른다(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17조 단서).

법원은 이 단서를 '장부가 있으면 장부대로'가 아니라 '비용이 증명되면 그 비용대로'로 읽었다. 법인장부를 사실상의 취득가액으로 보는 취지는 거래가액을 조작할 염려가 적은 조직체의 장부가 실제 취득가격에 부합한다는 신빙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누15895, 2017. 1. 12. 선고 2015두45380 판결 참조).

그 결과 증명 실패의 불이익은 납세자가 진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재판부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서 개별 필지별 원가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대응 관계는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2) 기간·구역·면적이라는 세 축의 불일치

원고는 비용 지출기간을 공구별 준공시점에 따라 A(공사 시작~2020. 1. 19.), B, C로 나눈 뒤 A기간 비용을 사업부지 전체에 귀속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렇게 산출된 단위당 과세표준이 ㎡당 497,897원이다. 문제는 A기간의 종기가 과세대상 토지의 조성 완료일보다 1년 이상 뒤라는 점, 그리고 그 시점에 2공구에는 아직 예정 비용이 다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항소심은 이 방식이 오히려 ㎡당 조성원가를 부당하게 과소 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즉 납세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될 구조라는 판단이다. 법인장부 단서가 시가표준액 방식에 우선하는 이유가 '객관성'인데, 산정방식 자체가 객관성을 잃으면 우선 적용의 근거도 사라진다는 논리다.

(3) 감면은 착공일이 아니라 취득일 기준

2014년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8조 제1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 2014년 12월 31일까지 취득세를 면제했다. 원고는 2009~2010년 착공 사실을 들어 감면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조문이 정한 기준은 착공이 아니라 취득이라고 봤다. 감면요건은 엄격 해석하며 그 증명책임은 납세의무자에게 있다는 확립된 법리(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7두36953, 2009. 7. 9. 선고 2007두4049 판결 참조)가 그대로 적용됐다.

신뢰보호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4년 법이 일몰기한을 명시하고 있어 효력 상실을 예상할 수 있었고, 2015년 개정법 부칙 제14조의 일반적 경과조치만으로는 '원인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감면한다'는 특별규정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다. 종전 규정에 대한 기대는 보호가치 있는 기득권이 아니라 단순한 기대에 그친다는 판단이다.

4. 분석: 장부주의의 후퇴가 아니라 '대응 원가'의 요구

이 판결을 법인장부 우선 원칙의 축소로 읽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장부의 존재나 진정성이 아니라, 장부가 과세대상과 대응(matching)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간·구역·면적 중 어느 하나라도 과세대상과 어긋나면 그 장부는 시행령 제17조 단서의 '증명'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 실질적 기준이다.

항소심이 원고가 원용한 서울고등법원 2021누56352 판결(2023. 5. 11.)을 구별한 논거도 같은 축에 서 있다. 그 사건은 장부 작성 무렵 대상 토지 대부분의 준공이 끝나 추가 투입 비용이 미미했던 반면, 이 사건은 기준시점에 미완료 면적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결국 판단을 가르는 변수는 '비용 집계 종기 시점의 잔여공사 비중'이라는 지극히 사실적인 요소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항소심이 덧붙인 괄호 설시다. 앞선 사건에서는 납세자가 택지조성원가를 기준으로 취득세를 먼저 신고한 적이 없어 과세관청이 특정 조성원가를 과세표준으로 삼을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차이로 들었다. 최초 신고가 이후 다툼에서 사실상의 방어선이자 족쇄로 작동한다는 실무적 함의가 여기에 있다.

다만 비판의 여지도 남는다. 이 사건에서 공구분할 공고는 2019년 8월 22일에야 이뤄졌는데, 회계는 그 이전부터 구역 단위로 운영돼 왔다. 사후에 형성된 구분을 기준으로 과거 원가의 분리 집계를 요구하는 것은 장기 대규모 개발사업의 회계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 결과 실제 조성원가가 당초 추정치보다 낮았더라도 증명 수단이 없으면 과대 과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법원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으면 반영 가능하다"는 완화 기준을 열어두었지만, 실제 심리에서는 상당히 정밀한 대응을 요구한 셈이다. 게다가 이번 대법원 판단은 심리불속행 기각이어서 새로운 법리 설시가 없고, 선례로서의 사정거리는 사실관계가 유사한 사안에 한정된다.

절차 측면의 함정도 짚어둘 만하다. 같은 취득세라도 신고납부분과 보통징수(고지납부)분은 불복 경로가 다르고, 74,253㎡에 해당하는 고지납부 부분은 경정청구 기간 도과로 본안 판단조차 받지 못한 채 각하됐다. 경정청구기간이 지난 뒤의 청구에 대한 거부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 아니라는 법리(대법원 2017. 8. 23. 선고 2017두38812 판결)가 그대로 적용된 결과다.

5. 대비할 점과 시사점

(1) 원가 회계를 '과세 단위'에 맞춰 설계할 것

착공 단계부터 공구·구간·필지군 단위로 원가 계정을 분리하고, 공통비 배분기준을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출발점이다. 사후에 총원가를 면적으로 나누는 방식은 이번 판결에서 정면으로 배척됐다. 준공 및 공구분할이 예정된 사업이라면 그 구분을 회계 구조에 선반영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2) 비용 집계의 종기를 과세시기에 맞출 것

지목변경 간주취득의 과세시기는 해당 토지의 사실상 지목변경 시점이며, 비용 집계 종기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대상 토지 조성 완료 이후의 지출이 섞이는 순간 장부의 증명력은 흔들린다. 단위원가를 산정할 때는 분자에 담긴 비용이 귀속되는 구역의 면적만 분모로 삼아야 한다.

(3) 일몰 감면은 착공이 아닌 취득시기로 관리할 것

감면 조항이 "○년 ○월 ○일까지 취득하는"이라고 규정하면 기준은 취득시기뿐이다. 사업 착수 시점의 법령을 신뢰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호받기 어렵고, 개정법 부칙이 일반적 경과조치에 그치는지 원인행위 기준의 특별규정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몰이 임박한 감면을 활용하려면 기한 내 취득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한다.

(4) 납부 방식별 불복 경로를 분리 관리할 것

고지납부분은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법정신고기한 후 3년 이내라는 이중 제한을 받는다. 여러 필지의 취득세를 한꺼번에 경정청구로 묶으면 일부가 각하될 위험이 크다. 납부 방식과 고지일을 기준으로 불복 일정을 별도 관리하는 것이 실무적 안전장치다.

(5) 간접비 배제 주장은 지출 목적별 소명으로

이 사건에서 건설자금이자 13억 4,725만 원을 과세표준에서 빼달라는 주장도 입증 부족으로 배척됐다. 용지비·보상비 등 매입 관련 지출에 대응하는 금융비용임을 보이려면 차입금과 지출 목적을 연결하는 자료가 필요하다. 취득가격의 범위에 관한 시행령 제18조 제1항의 구조상, 배제를 구하는 쪽이 증명 부담을 진다는 점을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번 판결은 법인장부 우선 원칙을 흔든 것이 아니라, 그 원칙을 쓸 수 있는 자격 요건을 확인한 사건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취득세 부담을 실질에 맞게 조정하려면 다툼이 생긴 뒤의 재계산이 아니라, 사업 초기의 원가 회계 설계가 승부처가 된다는 점을 이 사건은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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