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8 09:43

379억 원 2차 장기 부실채권 새도약기금 양도
대손충당금 덜어 보증 건전성 개선 및 여력 확보
신규 대위변제 흡수 및 지역 상각 기준 통합 과제

AI 생성이미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3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장기 연체 채무자가 보유한 379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29일 외부 배드뱅크에 매각한다. 소상공인 연쇄 폐업과 고금리 여파로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대위변제 부담을 덜고, 정책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재무적 자구책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새도약기금과 29일 제2차 채권 양수도 계약을 맺고 장기 연체 채무자 5,639명의 부실채권을 넘긴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 매각액은 7년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 능력을 잃은 차주들의 채권으로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보유분 297억 원 ▲경북∙광주∙전북 등 3개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유분 82억 원으로 구성됐다. 매각 이후에는 새출발기금을 통해 채무자의 상환 여력에 맞춘 원금 소각이나 조건부 채무조정 절차가 진행된다.

1차 대량 매각에 이어 2차 매각까지 신속하게 이어진 배경에는 정책보증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신용 위험이 있다. 코로나19 시기 급증했던 특례보증 대출의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때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실제로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대위변제율은 4.59%까지 치솟았고, 대위변제 순증액만 6,79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구상채권 회수율은 수년째 2~4%대에 머무르며 회수 불능 채권 비중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7년 이상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해 장기 부실로 묶인 채권은 보증기관 장부에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가중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법정 보증 배수를 잠식해 새로운 보증을 공급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훼손한다. 이런 회수 불능 채권을 배드뱅크로 넘기면, 부실 자산을 장부에서 제거해 건전성 지표를 일부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채무자 역시 장기간 이어지던 금융 채무 불이행자 꼬리표를 떼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할 기회를 얻는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올해 상반기에도 제1차 채권 양수도 계약을 통해 약 4,2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한 바 있다. 1차 매각 당시 4만여 명에 달하는 한계 차주가 정리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번 잔여 물량을 추가로 양도하면서 올해 누적 정리 규모는 4,5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부실 징후를 안은 채권이 정책 기금으로 집중 이관돼 민간 금융시장으로 불안이 번지는 것을 막는 차단벽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근본적인 신용 위험 해소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매각 대상 채권이 7년 이상 연체된 장기 부실에 한정돼 있어, 최근 고물가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새롭게 부실화하는 신규 대위변제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매각 가격이 원금 대비 극히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징 탓에 채권 양도로 보증기관이 실제로 회수하는 현금 유입은 미미하며 처분 손실은 불가피하다.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 중 2차 매각 참여 기관이 3곳에 그쳤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각 지방자치단체 산하 지역재단마다 누적 결손 규모와 재정 여건, 채권 상각 기준이 달라 전국 단위의 신속한 부실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부상 부실을 털어내 외형 지표는 일시적으로 정돈될 수 있으나, 신규 연체 유입 속도가 채권 정리 속도를 앞지른다면 건전성 악화와 세금 투입 압박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전국 단위 상각 기준의 통합, 한계 채무자의 자활 유도, 보증기관의 지속 가능한 리스크 관리 체계 확립 등이 향후 정책 보증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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