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1.02 13:13
  • 수정 2026.11.02 13:20

출시 4년 만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4조 원 돌파
전체 여신의 70%를 보증∙부동산 담보로 채워 건전성 위험 차단
이달 대환 상품 출시 등 여신 확대 앞두고 실제 부실 통제력 입증해야

카카오뱅크 로고.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4년 만에 대출 잔액 4조 원을 돌파했다. 전체 대출 고객 5명 중 3명을 중∙저신용자로 채우며 포용금융의 외형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이면에는 대출 자산의 70%가량을 보증서와 부동산 담보로 묶어 손실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신용위험 헤지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경쟁 은행들이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 급등으로 여신 문턱을 높인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순수 신용 공여 대신 담보와 보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자산건전성 타격을 피한 것이다.

2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조 원을 돌파했고, 누적 공급액은 약 7조 원에 달한다. 2022년 11월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이후 거둔 성과로, 지난달 말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20만 명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체 대출 고객의 약 60%가 중∙저신용자라는 것이다.

은행권 전반의 자영업자 연체율이 치솟는 국면에서 취약 차주 여신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대손충당금 부담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직결된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3분기 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은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규 취급을 축소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가 이런 위기를 피해 건전성을 방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보증서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로 구성된 여신 포트폴리오다. 카카오뱅크는 사업 초기 무담보 신용대출 위주로 사업자 여신을 늘렸던 토스뱅크 등 경쟁사들이 겪은 연체율 급등을 반면교사 삼아 여신 구조를 신속히 전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전국 17개 시∙도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전면적인 보증서 협약을 맺고, 지난해 10월에는 최대 10억 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그 결과 사업자 대출 전체에서 보증서와 부동산 등 담보부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까지 높아졌다.

이런 구조는 차주의 자체 신용도가 다소 낮아도 은행이 떠안아야 할 실질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최소화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보증서대출은 차주가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공공 보증기관인 지역신용보증재단이 85~100%를 대위변제해 최종 대손 손실률이 극히 제한적이다.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역시 담보인정비율(LTV)과 감정평가를 거친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사업 실적이 부진해도 회수 불능 위험에서 비껴가 있다.

금리 체계도 이런 위험 분산 구조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평균 실행 금리는 연 3.74%이며 최저 금리는 연 3.04% 수준이다. 지역신보 보증서대출 역시 3%대 후반의 낮은 금리로 취급된다. 반면 담보나 보증이 없는 순수 신용대출은 차주의 부실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최고 연 7%대 후반에서 취급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는 보증료 지원 280억 원과 이자 지원 보증서대출 240억 원 등 지자체와 보증기관의 재정에 기댄 저위험 상품을 앞세워 4조 원의 양적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신용위험을 외부로 전가하는 모델이 완벽한 방패가 될 수는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자영업 경기 침체가 지속해서 이어져 대위변제 요청이 급증할 경우 정책기관의 보증 여력이 고갈되거나 심사 문턱이 급격히 높아질 위험이 있다. 본질적으로 취약 차주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만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차주의 기초 현금흐름이 붕괴하는 구조적 한계를 담보에만 의존해 전부 상쇄하기는 어렵다.

여신 확장이 본격화하는 향후 행보는 건전성 방어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타 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자사 부동산담보대출로 옮겨올 수 있는 대환 상품을 출시하고, 내년에는 부산은행과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대출을 선보이며 기업금융 영역을 넓힌다.

관전 포인트는 여신 취급 범위가 넓어진 이후에도 대손 통제력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의 시세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고,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CSS)을 통해 한계에 내몰린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 흐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향후 여신 성장의 궤도를 결정지을 핵심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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