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31 12:11
  • 수정 2026.10.31 12:20

내년 1분기 대출 출시···B2B 넘어 개인금융 확장
2금융권 이탈한 취약차주 묶어 중개 수익 기반 방어
다중채무 위험 통제할 승인율∙연체율 지표 방어 핵심

AI 생성이미지.

토스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플랫폼 ‘나이스abc’ 운영사인 NICE비즈니스플랫폼과 손잡고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진출한다. 기업 공급망 금융에 묶여 있던 나이스abc의 사업 모델 전환과 부동산 담보 대출에 편중된 온투업 시장을 뜯어고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유도, 그리고 빅테크 플랫폼의 제휴선 다변화 계산이 맞물린 결과다.

토스는 31일 나이스abc와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1분기 토스 플랫폼에서 관련 개인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양사는 앞서 28일 서울 서초구 토스 오피스에서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온투업계의 고질적인 포트폴리오 왜곡이 자리 잡고 있다. 온투업권은 제도권 안착 이후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대안 금융을 표방했다. 하지만 현실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담보물에만 의존하며 부동산 담보대출과 주식담보대출(스탁론) 쏠림 현상이 70%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 개인 신용대출 비중은 11.6%에 불과했으며, 그 안에서 중저신용자 비중 역시 63.1%에 머물러 저축은행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90% 후반대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9월 22일 온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업계에 체질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높고 연체율을 통제하는 우수 온투업자에게 자기자금 투자 한도를 2배로 확대하고 금융사 연계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정책 환경이 변하자 기업 간 거래(B2B) 매출채권 할인과 전자어음 유동화에 특화됐던 나이스abc도 개인금융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 기업금융 자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개인 신용대출 시장 진입에 필수적인 막대한 모객 비용과 고객군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거느린 토스를 판매 창구로 선택했다.

토스 역시 이해관계가 뚜렷하다. 그동안 제도권 금융사들의 대출 상품을 중개해 왔으나, 고금리 장기화로 2금융권마저 취약차주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면서 플랫폼 내 대출 승인율 급감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대안 금융기관인 온투업 플랫폼의 상품 라인업을 추가해 대출 중개 수수료 기반을 방어하고, 차주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아 플랫폼 내 체류를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다만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이 개인 차주의 연체 위험을 실제로 걸러낼 수 있을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나이스abc는 방대한 데이터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대안신용평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업의 결제 이력을 분석하던 기존 시스템과 경기 둔화 시 상환 능력이 빠르게 꺾이는 개인 다중채무 리스크를 평가하는 시스템은 작동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2금융권 전반에서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정교한 차주 변별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빠른 대출 공급이 오히려 온투업 연계투자자의 손실률 상승으로 직결될 위험이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온투업체에 요구하는 우수 사업자 기준은 개인 신용대출 연체율 5% 미만 유지다. 이번 협력은 온라인 플랫폼의 막강한 트래픽이 온투업의 중금리 신용대출 공급을 견인할 수 있을지와 함께 연체율 관리라는 제도적 안전판이 제대로 작동할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내년 1분기 출시될 상품의 금리 상단과 실제 대출 승인율, 그리고 취급 이후 차주의 건전성 지표 추이가 양사 협력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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