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31 09:41
- 수정 2026.10.31 09:45
지방은행 3분기 연체자산 2조 5,404억 원 기록
건전성 지표 개선도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 효과
비수도권 담보 처분 제약에 대손비용 부담 가중

지방거점 은행의 3분기 평균 연체율이 전분기보다 오르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실채권(NPL)을 대규모로 털어내 연체율을 낮춘 일부 은행 역시 근본적인 상환 능력 회복이 아닌 장부상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부산은행, 경남은행, iM뱅크,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3분기 연체자산 합계는 2조 5,404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171억 원 증가했다.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올랐으며, 1년 전(0.97%)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별 건전성 지표의 명암을 가른 핵심 요인은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아니라 분기 중 단행한 부실채권 정리 규모였다. 3분기 iM뱅크의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 내린 0.78%를 기록했고 경남은행도 0.04%포인트 하락한 1.11%로 집계됐다. 반면 부실채권 상각∙매각 속도가 더뎠던 부산은행은 1.15%로 0.13%포인트 뛰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역시 각각 1.38%, 1.73%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표면적인 지표 엇갈림의 이면에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iM뱅크는 3분기에만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부실채권을 털어내며 3분기 누적 기준 5,044억 원을 정리했다. 경남은행도 전분기보다 843억 원 늘어난 1,279억 원을 상각하거나 매각했다. 반면 부산은행은 1,438억 원을 정리해 전분기보다 1,091억 원 감소했고, 광주은행(475억 원 감소)과 전북은행(158억 원 감소)도 정리 규모가 급감했다.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연체율 하락은 무한정 이어갈 수 없는 출혈성 처방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자산 중 90%가 지역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과 중소기업 연체율도 각각 1.44%, 1.48%까지 상승했다. 지역 영세 제조업과 건설∙도소매업의 구조적 침체로 한계 차주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체율을 낮추려면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 대손상각 처리하거나 투자 시장에 장부가액보다 높은 할인율을 감수하고 팔아야 한다. 이는 고스란히 매각손실로 이어져 은행의 수익성과 자본 여력을 갉아먹는다.
지방은행이 떠안은 부실채권의 담보 가치 하락으로 매각 시장에서 외면받는 점도 문제다. 수도권 소재 부동산 담보 채권은 수요가 풍부하지만, 비수도권 공장과 상가 등은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경매에서 수차례 유찰돼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 삼정KPMG의 부실채권 매각 시장 분석에 따르면 전체 시장에서 지방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6%에서 올해 상반기 8.9%로 줄어든 반면, 시중은행 비중은 52.2%에서 54.1%로 늘어났다.
이런 매각 제약은 부실채권 대비 완충 장치인 NPL 커버리지비율의 악화로 직결된다. 3분기 부산은행의 해당 비율은 9.58%포인트 떨어졌고 광주은행은 10.54%포인트, 전북은행은 1.51%포인트 하락했다. 105.20%를 기록해 100%를 방어한 iM뱅크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100%를 밑돌거나 위험 수준에 근접했다. 경남은행은 전분기보다 소폭 반등했음에도 81.88%에 머물렀다.
결국 지역 경기 회복 없이는 상각∙매각을 통한 지표 방어에 한계가 뚜렷하다. 분기별 연체율 등락에 매몰되기보다 고금리 장기화와 담보 가치 하락 속에서 은행이 매각손실 흡수력과 실질 대손 비용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