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1.02 11:32
- 수정 2026.11.02 11:40
스웨덴 해사청 대표단, 주한 대사관에 사업 현황 브리핑
국내 최초 해외 쇄빙선 수주…북유럽 강호 제치고 기술력 입증
2029년 인도 목표…기후 변화로 커지는 북극 특수선 시장 공략

HD현대중공업이 스웨덴 해사청(SMA)으로부터 수주해 건조 중인 차세대 극지 쇄빙선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조선업계가 북유럽 강호들을 제치고 해외 쇄빙전용선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로, 향후 글로벌 특수목적선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스웨덴 해사청 소속 칼 헤를린 쇄빙선 아틀레호 선장의 링크드인 게시글에 따르면, 차세대 쇄빙선 프로젝트 실무 대표단은 지난달 31일 주한 스웨덴대사관을 방문해 칼-올로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대사와 야콥 홀트후이스 참사관에게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쇄빙선 사업 현황을 브리핑했다. 헤를린 선장은 게시글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스웨덴의 미래 쇄빙 능력과 해양 인프라를 위한 중요한 투자"라며 "첨단 조선 및 해양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스웨덴 양국 간의 강력한 협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스웨덴 해사청과 3억4890만달러(약 4650억원) 규모의 쇄빙전용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선박은 길이 126m, 배수량 1만5000톤(t)급 대형 선박으로, 얼음을 부수며 나아가기 위한 높은 선체 강도와 특수한 선형이 적용됐다. 1~1.2m 두께의 얼음을 연속으로 깨며 항해할 수 있는 'PC4(Polar Class 4)' 등급의 쇄빙 능력을 갖춘다. 오는 2029년 스웨덴에 인도돼 발트해 일대에서 쇄빙 지원과 선단 운항, 빙해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쇄빙선 시장은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오랜 기간 주도해온 분야다. 스웨덴 해사청의 이번 입찰에서도 전통의 쇄빙선 건조 강국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HD현대중공업은 가격 경쟁력과 납기, 기술력 등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후 입찰에서 탈락한 핀란드 조선소가 스웨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며 본계약이 지연되기도 했으나, 지난 4월 현지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최종 서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후 변화로 북극항로가 열리고 자원 개발 경쟁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쇄빙선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쇄빙선 예산을 90억달러 규모로 대폭 확대했으며, 캐나다 및 핀란드와 함께 '아이스 팩트(ICE Pact)'를 맺고 향후 10년간 70~90척의 쇄빙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스웨덴 쇄빙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함정과 특수목적선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