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30 11:21
- 수정 2026.10.30 11:25
전장·로봇용에서 AI 서버용 UL FCBGA로 생산 목적 확대
지난 9월 발표한 2.5조 규모 베트남 공장 증설의 후속 조치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SEMV)이 현지 사업자 등록을 변경해 인공지능(AI) 서버 및 대형 데이터센터용 초대형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UL FCBGA) 생산을 공식화했다. 지난 9월 발표한 2조 51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생산라인 증설 계획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30일 베트남 매체 카페에프(CafeF)에 따르면,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최근 사업자 등록을 변경하고 UL FCBGA 생산 목적에 'AI 서버 및 대형 데이터센터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기존 사업자 등록증에는 해당 제품의 생산 목적이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전자기기용으로만 명시돼 있었다. 생산 거점은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 옌빈 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이다.
이번 조치는 삼성전기가 지난 9월 말 발표한 대규모 설비 투자의 후속 실행 단계다. 당시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FCBGA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타이응우옌 법인에 총 6조 7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베트남 법인의 FCBGA 공장 증설에는 2조 5100억원이 투입된다. 베트남 법인은 2030년 6월 공사 완료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FCBGA는 AI 가속기,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최근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이 성장하면서 칩 하나에 필요한 기판 면적이 넓어지고 층수가 높아져, 대면적·고다층 구조의 UL FCBGA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고성능 패키지 기판 제작에 쓰이는 절연 소재(ABF)의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정상 수준인 12주를 웃도는 48~56주까지 늘어나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과 베트남의 역할을 나눈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 4조 2700억원이 투자되는 세종사업장은 2028년 9월부터 고부가가치와 고난도 제품 양산을 전담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2022년부터 기판 생산 테스트를 진행해 온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은 대량 생산을 통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역할을 맡아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은 2008년 휴대전화 공장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자부품으로 영역을 넓혀왔으며, 이번 FCBGA 생산 확대로 고부가가치 칩 밸류체인으로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앞서 투자 발표 당시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부가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성능과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판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AI 서버, 전장 등 고성장 시장에서 FCBGA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