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29 23:47
  • 수정 2026.10.29 23:55

작년 4월 MOU 이어 정식 공동개발계약 체결
2027년 AI용 부품 양산 앞두고 테스트 인프라 확보

삼성전기 로고.

삼성전기가 말레이시아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기업 에뮬러스(Aemulus)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실리콘 커패시터 테스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내년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전용 검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AI 공급망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29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Bursa Malaysia)에 따르면, 에뮬러스 홀딩스는 자회사 에뮬러스 코퍼레이션이 삼성전기와 '실리콘 커패시터 테스트 시스템 공동개발계약(JD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이날부터 2년이며, 이후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된다. 세부적인 작업 범위와 가격 등 상업적 조건은 추후 작업명세서(SOW)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지난해 4월 맺은 업무협약(MOU)을 정식 공동개발계약으로 격상한 것이다. 당시 에뮬러스는 삼성전기의 기술 로드맵에 맞춘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해 2025년 4월부터 2027년 3월까지 2년간 삼성전기에 독점 공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년 6개월 만에 JDA를 맺으면서 장기적인 기술 파트너십으로 협력 수준을 높였다.

삼성전기가 테스트 장비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실리콘 커패시터가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할 주요 부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보다 두께가 얇고 고주파 특성이 뛰어나며,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고성능 AI 가속기 등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대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맺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2027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2년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양산이 시작되는 만큼, 수율을 높이고 품질을 보증할 전용 테스트 시스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양사는 이번 JDA를 통해 대량 생산 체제에 최적화된 맞춤형 검사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에뮬러스는 공시를 통해 "이번 JDA는 양사가 실리콘 커패시터 테스트 시스템 공동 개발에 협력하기 위한 틀을 제시한다"며 "각 개발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작업 범위와 일정, 가격 등은 통상적인 비즈니스 과정에서 작업명세서를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AI 반도체 전력 소모 증가에 대응해 관련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터포저·메인 기판에 삽입하는 임베디드형과 기판 상하부 장착형 등 실리콘 커패시터를 개발·생산 중"이라며 "다수 빅테크 기업과 추가 공급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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