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9 02:51
중국·한국산 수입 알루미늄은 무관세, 자국산은 1% 과세
행정 부담에 2027년 장기 계약 난항, 부가세 충돌도 지적

베트남 재계가 자국 부품·소재 기업이 겪는 세금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알루미늄 원자재 수출세 전면 폐지를 당국에 요청했다. 글로벌 제조사들의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수입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다.
28일 베트남상공회의소(VCCI)에 따르면 VCCI는 최근 당국에 알루미늄 수출세율을 0%로 인하해달라는 내용의 공식 건의문을 제출했다. 정부가 미가공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바·선 등의 수출세를 현행 5%에서 1%로 낮추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를 아예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세제와 관세 규정상 베트남 로컬 기업이 자국 내 수출가공기업(EPE)이나 비관세 구역에 알루미늄을 납품할 경우 수출로 취급돼 1%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폭스콘 등이 운영하는 전자 및 자동차 부품 복합단지가 포함된다. 반면 EPE가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알루미늄을 수입할 때는 0%의 수입 관세가 적용된다.
이 같은 조세 격차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베트남산 대신 수입산 알루미늄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VCCI는 1%의 낮은 세율이라도 세수 기여도는 미미한 반면 세금 신고와 납부, 사후 검사 등 기업의 행정 비용을 크게 높인다고 짚었다. VCCI는 "이로 인해 글로벌 고객사들이 2027년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을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기업들이 보세창고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세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팜 반 빈 PwC 베트남 이사는 2026년 시행된 개정 세관법과 2025년 7월 발효된 개정 부가가치세법 간의 충돌을 지적했다. 세관법은 수출 대기 물품의 보세창고 보관을 허용하지만, 부가가치세법은 비관세 구역 내에서 소비되는 수출용 생산 활동에만 0%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기업에 물품을 공급하면서 보세창고로 납품하는 베트남 기업은 부가가치세 0%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VCCI는 세제 불일치가 부품·소재 산업의 자립을 목표로 한 정부 정책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수출세를 0%로 낮춰 수입산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VCCI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