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9 02:51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 전기로 공장 대기오염 배출 최종 승인
미 최대 환경단체 "환경 정의 분석 삭제됐다"며 강력 비판 성명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합작 전기로 제철소가 현지 환경 당국의 대기오염 배출 허가를 최종 취득했다. 북미 자동차 강판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생산망 구축에 속도가 붙게 됐지만, 미국 내 환경단체의 반발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최대 환경단체 시에라클럽(Sierra Club)과 루이지애나주 환경품질부(LDEQ)에 따르면, LDEQ는 전날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도널드슨빌 제철소(HPLS)에 대한 대기오염 배출 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허가로 양사가 총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행정적 요건을 갖췄다.
이 제철소는 737만㎡ 부지에 들어서며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간 270만t(톤)의 열연·냉연·도금 강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로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전기로(EAF)를 결합해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70% 줄이는 친환경 공정을 도입한다. 합작사 지분은 현대제철이 50%,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부지가 위치한 어센션 패리시(Ascension Parish) 지역이 산업 오염 밀집 구역인 이른바 '암 골목(Cancer Alley)'이라는 점에서 현지 환경단체의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시에라클럽은 공식 성명을 통해 "LDEQ가 이 거대한 신규 공장이 '어떠한 악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환경 정의 분석을 전면 삭제한 채 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은 이미 미국 전체 96%를 초과하는 수준의 독성 오염을 겪고 있다는 것이 단체 측의 설명이다.
시에라클럽은 최종 허가안에 그린수소 혼소(혼합 연소) 의무화와 유독성 먼지를 통제하기 위한 최고 가용 기술 적용 요건이 누락됐다고 비판했다. 현대제철은 대기오염 배출 허가 신청 과정에서 환경단체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공장 내 산업용 히터 등 일부 구성 요소를 가스 구동에서 전동화로 변경하기로 했으나, 단체 측은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매튜 마일스 굿리치 시에라클럽 산업 전환 캠페인 디렉터는 "회사는 대중의 압력에 대응해 시설을 일부 개선했지만, 전동화를 통해 오염을 줄이고 그린수소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철강을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는 현대제철이 왜 미국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 중 하나에 가장 깨끗한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합작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 내 친환경 철강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기오염 배출 허가가 나기 전인 지난달 도널드슨빌 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철강은 미국 산업 부흥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통상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철강사들은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위험을 줄이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로 공급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환경 단체들이 제철소의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과 입지 선정에 대한 법적·행정적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어, 실제 공장 가동 전까지 지역 사회와의 갈등 조율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