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28 21:36

CIT, 상무부 '사실상 특정 보조금' 판정 유지
K-ETS 대상 기업 외 전체 기업 수 비교 인정

AI 생성이미지.

미국 법원이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에 따른 배출권 추가 무상할당을 상계관세 부과 대상인 보조금으로 최종 인정했다.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미국 무역 구제 조치의 타깃이 되면서, 향후 탄소 다배출 산업의 대미 수출에 연쇄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28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제인 레스타니 판사는 한국산 탄소합금 후판에 대한 2021년 상계관세 연례재심 2차 환송 결과에서 미국 상무부의 판정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한국 정부의 패소가 확정됐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K-ETS 하에서 특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배출권(KAU)을 추가로 무상 할당한 것이 '사실상 특정 보조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상무부는 조사 기간 한국 내 전체 기업 90만6325개 중 494개 기업만이 추가 배출권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특정 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가 할당에 대해 0.61%의 보조금률을 적용해 포스코의 총 상계관세율을 0.80%로 산정했다.

포스코와 한국 정부는 상무부의 비교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반발했다. K-ETS 대상이 아닌 기업까지 포함한 전체 기업 수를 분모로 삼는 것은 부당하며, K-ETS 대상 기업만을 모수로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레스타니 판사는 상무부의 특정성 판정이 합리적이라며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레스타니 판사는 "원고의 제안대로 분모를 K-ETS 대상 기업으로 제한하면, 보조금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비특정적인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궁극적으로 특정성 테스트를 '루프홀(빠져나갈 구멍)'로 악용해 K-ETS 프로그램이 상계관세법의 그물망을 벗어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전 현대제철 판결과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퀘벡주 정부 판결에서도 경제 내 전체 기업 수를 분모로 한 상무부의 분석이 적절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근 철강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에서 한국의 전력 공급과 배출권거래제를 주요 보조금 쟁점으로 삼고 있다. 상무부는 이달 초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2023년도 상계관세 행정재심에서도 K-ETS와 전력 공급 등을 심사해 포스코에 3.68%의 관세율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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