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8 14:50
해외 보안 연구원, 타이젠 OS 역설계해 '소리 감지 전송' 주장
내장 마이크 없는 모델도 주변 기기 탐색해 차용…삼성 "입장 없어"

삼성전자의 2025년형 스마트TV가 내장 마이크가 없는 모델에서도 연결된 사운드바 등 주변 기기의 마이크를 몰래 빌려 써 가정 내 소리를 수집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마트홈 기기가 고도화되면서 편의 기능과 사생활 침해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해외 IT·보안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log4j'라는 가명을 쓰는 사이버 보안 연구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삼성 스마트TV의 타이젠(Tizen) 운영체제(OS)를 역설계한 결과를 잇달아 공개했다. 그는 새로 구매한 2025년형 TV에서 가족의 사생활과 관련된 타깃 광고가 지나치게 정확하게 송출되는 것을 의심해 관리자 권한(root)을 획득해 시스템 로그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성 TV는 'EV201/SOUNDSENSOR_ON'이라는 이벤트 경로를 통해 개 짖는 소리나 아기 울음소리 등의 환경음을 감지하고, 이 감지 횟수 카운터를 삼성 서버로 전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장 마이크가 없는 TV 모델의 경우, 시스템이 스스로 블루투스 스피커나 사운드바 등 마이크가 탑재된 연결 기기를 스캔하고 권한을 차용해 소리를 수집한다고 log4j는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작동 방식을 두고 "상당히 사악하고 영리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성이 2025년형 '비전 AI(Vision AI)' TV 라인업에서 선보인 '펫 케어(Pet Care)' 및 '패밀리 케어(Family Care)' 기능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들이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반려견의 짖는 소리나 아기 울음소리를 인식하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낸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연구진과 외신들은 이 소리 감지 이벤트 데이터가 사용자 몰래 삼성의 클라우드 서버로 동기화된다는 점이 투명하게 고지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TV가 시청자의 행동을 광범위하게 추적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log4j는 TV 내부에서 지역 맞춤형 신경망(AI 모델)이 작동해 유튜브 등 특정 앱 내에서 어떤 영상을 보는지, 어떤 광고를 건너뛰는지 등을 화면 분석을 통해 파악하고 프로파일링한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코드 분석을 위해 오픈AI(OpenAI)의 도구를 사용했다가, 악의적 해킹 활동으로 오인받아 '사이버 남용(Cyber Abuse)'을 이유로 계정이 영구 정지돼 500달러(약 66만원)가량의 선불 잔액을 잃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역설계 결과는 아직 제3자 독립 기관을 통해 검증되지 않았다. 인공지능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한 엔지니어는 개조된 TV에서 테스트한 결과 마이크가 5초 동안만 활성화됐다가 꺼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