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28 12:44

인두스트리올 유럽, 현지 노조 VDSZ 갈등 집중 조명
이반차 공장 인력 감축·안전 위반 맞물려 노사 대립 격화

AI 생성이미지.

유럽 최대 산별노조가 SK온 헝가리 배터리 공장의 노동 환경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전격 공개했다. 최근 현지 공장의 인력 감축과 안전 규정 위반 사태가 맞물린 가운데, 유럽 노동계가 한국 기업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인두스트리올 유럽(industriAll Europe)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화의 챔피언(Organising Champions) 에피소드 2: 헝가리' 다큐멘터리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SK온 헝가리 배터리 공장의 작업 환경을 지적하고, 헝가리화학노조(VDSZ)의 세력 규합 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인두스트리올 유럽 측은 "유럽의 녹색 전환은 배터리에 의존하지만, 그 미래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종종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사회적 대화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K온 헝가리 공장에서 VDSZ 소속 조합원들이 동료들과 대화하며 공정한 대우와 안전, 존중을 요구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다큐멘터리 공개는 SK온 헝가리 법인의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 장기화로 가동률이 하락하자, 지난 21일(현지시간) SK온의 주요 생산 거점인 이반차(Iváncsa) 공장에서는 현지 직원 일부를 해고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K온 측은 "공장 운영을 현재 비즈니스 환경에 맞추는 과정에서 어렵지만 불가피하게 인력 감축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반면 헝가리 최대 노동조합연맹인 리가(LIGA) 산하 SK온 노조는 사전 통보 없는 즉각적인 해고라며, 구체적인 감원 규모와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인력 감축과 함께 불거진 안전·환경 규제 위반도 노조의 주요 표적이 됐다. 헝가리 당국은 지난 8월 이반차 공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니켈 노출 등 근로자 65명의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1억 포린트(약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어 9월에도 인허가 기준과 다른 배관 운영에 따른 지하수 오염을 이유로 1억 포린트의 과징금을 물리고 관련 시설의 운영 정지를 명령했다.

현지 노조는 당국의 벌금 처분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반발하며, 헝가리 내 배터리 공장 전반의 유해 물질 관리 실태를 정식 안건으로 다뤄줄 것을 국가산업안전위원회에 요청한 상태다. VDSZ는 이 같은 현장 불만을 동력 삼아 SK온뿐만 아니라 헝가리에 진출한 아시아 배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합원 가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 SK온은 헝가리 공장의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반차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행정 처분과 인력 감축 사태가 맞물리면서, 경영진과 노조의 대화 테이블 마련 여부가 단기적인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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