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19 10:06
12월 흡수합병으로 초대형 단일 항공사 출범
단가 격차 절반 줄면 연 3,300억 원 매출 증대
1조 원대 통합 비용과 이원화된 기단 구조 극복

오는 12월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단일 법인 출범을 앞두고,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 이전에 대규모 초기 통합 비용과 기단 복잡성 리스크를 먼저 겪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NICE신용평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 항공사 합병 사례를 통한 통합 대한항공 신용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가 탄생하면서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신기재 도입과 조직 통합에 따른 현금 유출로 수익성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번 구조 재편은 대형 항공사 결합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통합도 2027년 3월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중심의 여객기 도입이 늘면서 일본과 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에 공급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3사 결합이 완료되면 시장 내 추가적인 구조조정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통합 법인 출범으로 예상되는 가장 확실한 시너지는 운임 체계 일원화를 통한 단가 인상이다. NICE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대한항공의 미주와 유럽 노선 평균 실질운임단가는 아시아나항공보다 25%가량 높다.
두 회사의 단가 격차가 50% 좁혀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3,300억 원, 75% 축소되면 5,000억 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브랜드와 예약 판매 체계를 하나로 묶어 운임 정책을 대한항공 수준에 맞추면, 별도의 신규 취항이나 공급 확대 없이도 아시아나항공 노선의 수익성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노선과 정비 효율화도 뒤따른다. 현재 인천발 국제선 중 44개 노선이 겹치는데, 이 중 70%가 아시아 역내 단거리 노선이다. 거의 같은 시간에 집중된 두 항공사의 출발편을 쪼개 장거리 노선과 연계해 재배치하면 환승객 대기 시간을 줄이고 탑승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체 엔진 정비 체계를 갖춘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정비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 부품 공동 구매와 정비 내재화만으로도 연간 1,500억 원에서 2,300억 원의 영업이익 방어 효과를 낼 수 있다.
문제는 뚜렷한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전 감당해야 할 막대한 투자와 운영 비용이다. NICE신용평가는 두 회사의 엇갈린 기단 구성을 단기 리스크로 지목했다. 대한항공이 운용 중인 여객기 중 61.3%는 보잉 기종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88.1%가 에어버스 기종이다. 조종사 운항 자격, 부품 조달, 훈련 시스템이 완전히 쪼개져 있어 당분간 기체 운영의 복잡성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눈앞으로 다가온 일회성 현금 지출도 재무 구조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정보기술(IT) 인프라 결합, 회사 상징 교체, 조직 및 인력 체계 일원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통합 비용만 약 9,000억 원에서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과거 해외 초대형 항공사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사례 역시 합병 규모 자체보다 사후 관리인 ‘인수 후 통합(PMI)’ 속도가 신용도를 갈랐다.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한 뒤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해 잉여현금을 확보하며 투자 등급에 진입했다. 반면 2010년 콘티넨탈항공을 품은 유나이티드항공은 전산 시스템 통합 차질과 인력 운영 혼선 탓에 비용 부담이 길어졌고, 재무구조 개선까지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향후 통합 법인의 재무 건전성은 260여 대에 달하는 신규 발주 항공기 등 대규모 기단 현대화 자금을 어떻게 소화하며 누적된 차입금을 덜어낼지에 달렸다.
단일 체제로 전환되는 내년 이후, 합병 일회성 비용 지출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실질적인 운임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재무제표에 얼마나 빨리 안착시키는지가 합병 성패를 가를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