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8 08:47

KB프라삭은행, 2026년 10월부터 리엘화로 급여 지급
중앙은행 탈달러화 기조 동참…디지털 결제망 확산

AI 생성이미지.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KB프라삭은행이 오는 10월부터 소속 임직원 약 1만 명의 급여 전액을 미국 달러(USD) 대신 캄보디아 현지 통화인 크메르 리엘화(KHR)로 지급한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이 추진해 온 탈달러화 정책에 발맞춘 결정이다. 이를 통해 캄보디아 내 자국 통화 사용을 촉진하고 디지털 결제 생태계 확장에 힘을 싣는다.

28일 KB프라삭은행에 따르면, 은행 측은 2026년 10월부터 모든 임직원의 급여를 리엘화로 전액 전환해 지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캄보디아에 진출한 은행과 제조, 숙박업 등 주요 민간 기업들은 근로계약 시 급여 기준을 달러로 명시하고 지급해 왔다.

이번 조치는 민간 금융사 차원의 가장 적극적인 통화 전환 사례로 꼽힌다. 총자산 약 57억 달러(약 7조5600억 원) 규모인 KB프라삭은행은 캄보디아 내 4위 상업은행이다. 2023년 기존 KB캄보디아은행과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가 통합해 출범했으며, 188개 영업망과 1만45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1990년대 초 경제 재건 과정에서 달러화가 대거 유입되며 최근까지 시중 거래의 약 80%가 달러로 이뤄지는 달러화 경제를 유지해 왔다. 초기에는 외화 유동성이 경제 안정에 기여했다.

그러나 달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외부 환율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자국 통화 사용을 우선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지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빠른 성장도 리엘화 전환을 뒷받침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2020년 10월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결제 플랫폼 '바꽁(Bakong)'을 출시하고, 2022년에는 국가 표준 QR 결제망 'KHQR'을 도입했다. 바꽁 시스템은 2024년 기준 누적 지갑 수 3000만 개를 넘어섰으며, 전체 거래 내 리엘화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프라삭은행 직원들은 리엘화 계좌로 급여를 받음으로써 실생활에서 한층 높아진 디지털 결제 편의성을 누리게 된다. 매장에서 KHQR 코드를 스캔해 일상 소비를 즉시 결제할 수 있고, 환전 수수료 없이 국내 송금이 가능하다.

금융 혜택도 더해진다. 달러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리엘화 예금 및 적금 상품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은행 측은 내부적인 통화 전환 조치가 기업 금융 고객과 다른 민간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프라삭은행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성장에 뿌리를 둔 금융기관으로서 내부 운영에 국가 통화를 채택해 모범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라며 "급여를 크메르 리엘로 전환하는 것은 캄보디아 경제의 회복력과 미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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