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28 05:51

뉴욕주 상원의원, 주지사에 사업 일시 중단 촉구
"리튬 화재 진압 대책 미비"…지역 반발 확산

AI 생성이미지.

미국 뉴욕주 상원의원들이 SK E&S의 미국 자회사가 추진하는 150메가와트(MW) 규모 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안전성에 대한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중추인 BESS 인프라 확충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28일 앤서니 팔룸보(Anthony Palumbo), 딘 머리(Dean Murray) 뉴욕주 상원의원은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주지사에게 서퍽 카운티(Suffolk County) 매너빌(Manorville)에 계획된 150MW 규모 BESS 발전소 건설의 일시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이 사업은 SK E&S의 북미 투자법인 패스키(PassKey) 산하 BESS 전문기업 키캡처에너지(Key Capture Energy·KCE)가 윅스 애비뉴에 위치한 13에이커(약 5만2600㎡) 규모 경공업 부지 중 4에이커(약 1만6000㎡)를 활용해 조성할 예정이다.

KCE는 2021년 SK E&S가 인수한 회사로, 현재 미국 전역에서 600MW 이상의 대규모 BESS 프로젝트를 운영 및 건설하고 있다. 이번 매너빌 사업(KCE NY 37)은 뉴욕주에너지연구개발청(NYSERDA)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될 만큼 주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B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과부하가 걸리는 여름철 등에 방출해 정전을 막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필수 설비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진압 기술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로서는 대형 리튬 배터리에 불이 날 경우, 불길이 자연적으로 잡힐 때까지 며칠에서 몇 주간 타도록 내버려 두는 것 외에 뚜렷한 진압 방법이 없다. 특히 2023년 뉴욕주 웨인스콧(Wainscott)의 5MW 규모 BESS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인근 우물 3곳 이상이 오염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의 불안감이 커졌다.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자 뉴욕 내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규제 장벽을 높이고 있다. 서퍽 카운티 내 10개 타운 중 7곳이 이미 BESS 시설 건설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으며, 인근 아이슬립(Islip) 타운은 지난 9월 대형 BESS 시설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응해 뉴욕주는 2026년 1월부터 중앙 화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비상 대응 계획 수립 등을 의무화한 새로운 BESS 화재 안전 코드를 도입할 방침이다.

머리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 거대한 시설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관들에게는 '그냥 타게 놔두라'는 주 정부의 공식 정책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BESS 시설의 안전성과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질문이 너무 많다"며 "이러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사업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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