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8 05:31
미국 SEC 공시 통해 다년도 현금지원 협약 체결 확인
AI 반도체 수요 대응, 광주사업장 3조원 증설에 투입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OSAT) 기업 앰코테크놀로지가 한국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최대 1500억원의 현금지원(캐시그랜트)을 확보했다. 이번 대규모 보조금 수령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권 선점을 위한 앰코코리아의 3조원 규모 광주사업장 첨단 패키징 증설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앰코테크놀로지의 2026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내 자회사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은 지난 7월 한국 정부 및 지자체와 최대 1500억원(약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다년도 현금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지원금은 투자, 고용 및 기타 성과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하며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이미 150억원이 수령됐다.
이 보조금은 앰코코리아가 최근 본격화한 광주사업장 대규모 증설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앰코코리아는 지난 19일 광주 북구 첨단산업단지에서 증축 착공식을 열고, 2031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약 2000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최초 발표했던 1조원 규모의 투자안을 3배로 확대한 수치다.
신규 공장은 인공지능과 고성능컴퓨팅(HPC)용 첨단 패키징 제품 생산에 집중한다. 앰코코리아는 내년 하반기에 2개 동을 우선 완공하고, 2028년 상반기에 추가로 2개 동을 지어 순차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 칩을 하나로 연결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후공정 핵심 기술이다. 회로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대만 TSMC와 ASE 등 글로벌 경쟁사들도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의 AI 가속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패키징 생산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앰코테크놀로지는 AI 인프라 확장에 맞춰 핵심 고객사와의 협력 규모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 21일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플랫폼 지원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 및 한국에서 총 30억 달러(약 4조 1700억원) 규모의 다년도 생산능력 확보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앰코의 올해 3분기 순매출은 19억 90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며, 올해 총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약 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이번 현금지원은 서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앵커 기업 선점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며 앰코 애리조나 공장에 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 역시 핵심 후공정 인프라의 이탈을 막고 지역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재정 지원에 나섰다.
이민우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지난 19일 광주공장 착공식에서 "앰코의 이번 증설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과 맞물려 있다"며 "반도체 생태계가 서남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케빈 엔겔 앰코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와의 협약 확대와 관련해 "이러한 투자는 글로벌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의 운영을 통해 고객을 지원하는 우리의 능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