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8 05:31
인니 신흥국 지위 박탈 경고에 현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모회사 KB 지원에도 3년물 공모 채권 추진 중단 결정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Bank KB Indonesia)이 추진하던 미 달러화 공모 채권 발행을 전격 연기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인도네시아 신흥국 지위 박탈 경고로 현지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조치다.
28일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최근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채권 매각을 중단했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발행을 재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인은 이달 초 MSCI의 경고가 나오기 전 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을 마쳤으나, 시장 상황이 악화하자 일정을 미뤘다.
발행을 준비하던 채권은 만기 3년물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로부터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낮은 'BBB'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초기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 국채 대비 약 275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아시아 기업 채권의 가산금리가 120bp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올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지분 66.88%를 보유한 모회사지만,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할 만큼 발행 여건이 녹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직접적인 배경은 MSCI의 경고다. MSCI는 지난 15일 불투명한 주식 소유 구조와 시세 조종 의심 사례, 규제 집행 미흡 등을 이유로 인도네시아 증시를 신흥국(Emerging Market)에서 독립 시장(Standalone)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표 직후인 16일 자카르타 종합지수(JCI)가 하루 만에 11.4% 급락하는 등 인도네시아 증시는 사상 최대 수준의 매도세를 기록하며 크게 요동쳤다.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도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 2월과 3월 정책 불확실성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체제에서의 거버넌스 약화 우려를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집중과 각국 정부의 재정 부담 증가로 전 세계 회사채 가산금리가 17개월 만에 최고치로 벌어진 점도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키웠다.
니콜라스 얍 노무라홀딩스 아시아 크레딧 데스크 애널리스트 총괄은 "MSCI의 위협과 무디스, 피치의 신용등급 조치가 인도네시아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춘 국영 발행사들은 여전히 달러 채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겠지만, 평소보다 큰 신규 발행 프리미엄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