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8 04:41

12시간 교대 전 노동 시간 '반올림'으로 수당 미지급 혐의
2021년 인수한 세계 최대 규모 풍력타워 공장서 소송 제기

씨에스윈드 로고.

글로벌 풍력타워 제조 기업 씨에스윈드의 미국 법인(CS Wind America)이 콜로라도주 공장 노동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피소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타워 생산 시설이자 북미 시장 공략의 주요 기지에서 노무 리스크가 불거지며 현지 생산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연방지방법원 소송 기록에 따르면, 찰스 스필커(Charles Spilker) 등 콜로라도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 23일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을 상대로 공정근로기준법(FLSA) 위반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회사가 노동자들의 출근 기록 시간을 임의로 반올림해 정규 12시간 교대 근무가 시작되기 전 수행한 노동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풍력타워 제조와 같은 중공업 현장에서는 작업복 착용, 안전 장비 점검, 업무 지시 등 교대 근무 시작 전 준비 시간이 필수적인데, 회사가 이를 노동 시간으로 온전히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DOL) 규정에 따르면 고용주가 출퇴근 시간을 15분 단위 등으로 반올림하는 관행 자체는 허용된다. 하지만 이 방식이 지속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정당한 초과근무수당 지급을 저해할 경우에는 위법으로 간주된다.

이번 소송이 제기된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공장은 씨에스윈드가 2021년 글로벌 풍력 터빈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Vestas)로부터 1억5000만 달러(약 1987억 원)에 인수한 곳이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타워 생산 시설이다. 씨에스윈드는 2023년 3월 6600만 달러(약 874억 원)를 추가 투자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등 미국 내 생산 거점으로 집중 육성해 왔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 9월에도 베스타스와 1510억 원 규모의 풍력타워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요 터빈 제조사의 수주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늘어난 생산량을 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고 12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교대 근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노동 시간 산정 방식을 두고 갈등이 불거진 양상이다.

미국 제조업계에서는 교대 근무 전후의 준비 시간을 둘러싼 임금 체불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장비 착용이 필수적인 중화학 공장이나 대형 조립 라인에서는 출근용 출입구 통과 시점부터 실제 작업장 도착 및 준비 완료 시점까지의 시간 차이가 누적되면서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공정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작업 준비 등 고용주를 위해 필수적으로 소비한 시간을 노동 시간으로 엄격하게 보호한다. 법원이 출근 기록 반올림을 통한 회사 측의 규정 위반을 인정할 경우, 고용주는 미지급된 체불 임금과 더불어 동일한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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