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7 23:46
호찌민 제1세무국, 고액 체납 납세자 1358곳 명단 공개
배민 현지 법인 전체 3위…2023년 사업 철수 후 미납 상태

국내 대표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베트남 법인이 현지에서 수십억 원대 세금을 체납해 고액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극심한 시장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2023년 말 현지 사업을 전면 철수했으나, 법인 청산 과정에서 세금 납부 등 재무적 의무를 온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결과다.
26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 제1세무국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세금과 기타 국가 예산 수입금을 체납한 납세자 1358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해당 명단에서 우아한형제들의 베트남 법인(Công ty TNHH Woowa Brothers Việt Nam)은 326억6000만동(약 18억원)을 체납해 전체 체납 기업 중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이번 명단에 오른 개인 및 기업의 총 체납액은 8651억5000만동(약 475억원)에 달한다. 1위는 3116억동(약 171억원) 이상을 체납한 떤호앙민 호텔(Khách sạn Tân Hoàng Minh)로 전체 체납액의 약 36%를 차지했으며, 2위는 412억동(약 22억원)을 체납한 음료 유통사 카인안(Khánh An)이었다.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법인은 이들의 뒤를 이었으며, 자동차 부품업체 S&S오토모티브(S&S Automotive)가 200억동(약 11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법인은 현재 영업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지만 세무 코드는 아직 말소되지 않았다. 해외 기업이 베트남에서 법인을 철수하고 최종적인 청산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밀린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세무 당국의 조사를 완료해야 한다. 수십억 원대의 세금 미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고액 체납 명단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5월 현지 배달 플랫폼 '비엣남엠엠(Vietnammm)'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야심 차게 진출했다. 특유의 B급 감성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주요 도시에서 인지도를 높였고,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배민마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시장 안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슈퍼 애플리케이션인 그랩(Grab)과 쇼피푸드(ShopeeFood)가 양분한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모멘텀웍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베트남 배달 시장 점유율은 그랩(45%)과 쇼피푸드(41%)가 86%를 장악했으며, 배민의 점유율은 12%에 그쳤다. 결국 누적되는 적자와 굳어진 경쟁 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2023년 12월 8일 자로 현지 서비스를 공식 종료했다.
베트남 시장에서의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 딜리버리히어로(DH)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아시아 시장에서 베트남만 유독 부진하다"고 밝히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후 배민 현지 법인은 철수 당시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고객들에게 "베트남에서 4년 동안 보내주신 애정과 지지를 항상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는 작별 인사를 남기고 시장을 떠났다.
사업 철수 당시 배민 측은 파트너사들에게 미정산 대금과 선불 광고비 등을 환불하며 재무적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업 철수 3년 차를 맞은 시점까지 현지 세무 당국에 납부해야 할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실이 공식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체납 의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최종적인 법인 청산 절차는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회사는 해당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베트남 과세당국과 여러 차례 협의하고 있다"며 "납부 전후로 납부서와 납부 사실을 증명하는 공식 서류(납부확인증)를 발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당국은 이런 기본적인 서류조차 발급이 불가하다며 납부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공식 서류 발급을 계속 요청하는 등 납세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