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7 05:46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 비준수 선박 명단 123척으로 개정
8월 피격된 세네갈 프로스페리티 추가, 인근 해역 타격 확산

AI 생성이미지.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비준수 선박(블랙리스트) 명단을 123척으로 개정하며 장금상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를 신규 등재했다. 중동 해역을 지나는 상선에 대한 이란의 통제와 무력행사가 노골화하며 글로벌 에너지 물류망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PGSA는 이번 개정에서 기존 명단의 102번과 103번에 장금상선의 '앙골라 프로스페리티'호가 중복 기재됐던 오류를 수정했다. 대신 빈자리인 103번에 같은 선사가 운영하는 라이베리아 선적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를 새롭게 올렸다. 홍콩 나비부스트가 소유한 파나마 선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씨 소어(Sea Soar)' 역시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명단에 오른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는 이미 이란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이 선박은 지난 8월 31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중 미확인 발사체 3발을 맞아 엔진룸과 밸러스트 탱크가 파손됐다. 이란이 사전에 경고한 통항 비준수 선박을 실제 타격하면서 물류 위협이 현실화한 사례다.

이란의 블랙리스트는 사전 경고 수단을 넘어 이미 타격한 선박을 사후에 기재하는 명부로 변질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이달 중순 블랙리스트에 추가된 20척 중 18척이 이미 공격을 받은 상태였다. 통항 규정을 위반했다는 명분으로 공격을 감행한 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후에 명단에 올리는 식이다.

해상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인근 해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상 보안 업체 오비탈리스크인텔리전스는 26일 이라크 바스라 앞바다에서 선박 한 척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도 이날 오전 9시 26분 해당 해역에서 강한 열 방출을 확인했다. 그동안 이라크 인근 해역은 호르무즈 해협보다 공격 빈도가 낮았으나, 이란이 아라비아만 북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중동 해역의 위험이 일상화하면서 선사들의 피해 보고 시스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23일 오전 8시 39분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부로 향하던 탱커가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된 사실을 사흘이 지난 26일에야 지연 보고했다. 물류 차질과 보험료 인상 등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피해 사실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UKMTO는 "자발적 정보 공유 센터에 사건을 보고하기를 거부하는 선주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다수의 사건이 UKMTO에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신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