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7 04:46
美 법원, SK하이닉스·시 정부 측 약식판결 신청 기각
반도체법 보조금 수령 및 2029년 양산 일정에 변수 될까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3400억원) 규모의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현지 주민들의 반발로 법정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미국 법원이 공장 부지 용도변경을 취소해달라는 주민 소송과 관련해 SK하이닉스 측의 약식판결 신청을 기각하고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기면서다. 연말에 열릴 재판 결과가 미국 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주요 생산기지 구축 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티피카누 순회법원에 따르면, 션 퍼신 판사는 웨스트라피엣 첨단 패키징 공장 부지의 용도변경 무효화 소송에 대해 SK하이닉스와 웨스트라피엣 시 등이 제기한 약식판결 신청을 22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소송은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간 배심원 없이 판사가 판결하는 벤치 트라이얼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법적 분쟁의 주된 쟁점은 공장 부지의 용도변경 과정이 적법했는지 여부다. 웨스트라피엣 시의회는 지난해 5월 퍼듀 연구재단이 소유한 133에이커(약 16만2000평) 규모의 부지를 주거용에서 중공업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6대 3으로 가결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주거 단지로 둘러싸여 있어 인근 주민 3명은 환경 오염과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재산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SK하이닉스와 시 측은 지난해 11월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할 법적 자격이 없으며 잠재적 피해를 입증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재판 없이 사건을 종결해달라는 약식판결을 신청했다. 또한 회사 측은 법원 제출 서류를 통해 현재 부지가 기존에 검토했던 산업용 부지보다 주택가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 필요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퍼신 판사는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의 환경적 위험 등 안전과 직결된 잠재적 피해 증거를 제시했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공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 칩을 생산하기 위한 후공정 주요 거점이다. 총 38억7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인디애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정부도 반도체법에 따라 4억5800만 달러(약 6300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12월 재판에서 용도변경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프로젝트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은 공사 단계별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법적 리스크로 공사가 지연되면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해당 부지에서는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 중이며, SK하이닉스는 2028년 완공을 거쳐 2029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