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0 22:41
2029년부터 10년간 연 70만톤 물량 제안서 23일 마감
중동 위기로 아시아 LNG 가격 MMBtu당 30달러 돌파

한화에너지가 향후 10년간 연간 70만 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 도입하기 위한 입찰에 나섰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자체 발전소 가동을 앞두고 안정적인 연료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한화에너지의 장기 물량 입찰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2029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70만 톤의 LNG를 도입하기 위해 오는 23일까지 초기 제안서를 접수한다. 이는 2029년 상업 운전을 앞둔 여수 LNG 발전소 등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한화그룹은 최근 에너지 조달부터 운송, 발전에 이르는 자체 밸류체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8월 미국에 LNG 전문 법인 '한화호라이즌USA'를 설립하고, 2029년부터 여수 발전소에 필요한 연료를 직접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제임스 사가르 한화호라이즌USA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발표를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LNG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장기 계약 입찰 역시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판단된다.
현재 글로벌 LNG 시장은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현물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아시아 현물(스폿) 시장 가격은 19일 기준 100만BTU(MMBtu)당 30.4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예멘 인근 해상에서 상선 공격이 잇따르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카타르 물량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 불안이 커진 탓이다.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받지 못한 구매자들이 비싼 현물 시장으로 몰리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아시아와 유럽의 물량 확보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 18일 기준 유럽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약 75%로, 최근 5년 평균치인 89%를 밑돌고 있다.
인도의 토렌트파워 역시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5카고(cargo) 규모의 LNG를 확보하기 위해 오는 27일 마감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콜롬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에코페트롤은 5년 기한의 LNG 조달 절차를 최근 취소했다.
해상 운송비 역시 상승세다. 스파크 코모디티스(Spark Commodities)에 따르면 17만4000입방미터(cbm)급 LNG 운반선의 태평양 노선 일일 운임은 19일 2만7250달러로 직전 거래일보다 0.9% 올랐고, 대서양 노선 운임은 2만1000달러로 1.2% 상승했다.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기 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가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을 판가름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