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16 07:02
17만 4,000㎥급 2척에 NO96 Super+ 기술 적용
지난 9월 공시한 6,800억 원 규모 건조 계약 건으로 추정
선가 5% 로열티 지급 구조 고착화 속 국산화 상용화 시급

한화오션이 지난 9월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의 화물창 설계를 결국 프랑스 GTT에 맡겼다.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LNG선 건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화물창 기술에서는 여전히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한계가 재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GT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한화오션으로부터 17만 4,000㎥급 LNG 운반선 2척의 화물창 설계 주문을 접수했다. 해당 선박에는 GTT의 멤브레인 방식인 ‘NO96 Super+’ 기술이 적용되며, 오는 2029년 4분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 기술은 화물창의 단열 성능을 높여 항해 중 발생하는 가스 증발률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설계 발주가 한화오션이 9월 28일 공시한 6,800억 원 규모의 아프리카 지역 선주 LNG선 2척 수주 건과 동일한 프로젝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공시된 계약 규모는 한화오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5.3%에 해당한다. 계약 종료일이 2029년 11월로 GTT가 밝힌 인도 시점과 일치하며, 선박의 규모 역시 글로벌 표준인 17만 4,000㎥급으로 같다.
이번 발주는 한국 조선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수익성 유출 구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GTT는 LNG선 화물창 원천 기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을 건조할 때마다 선가의 약 5%를 GTT에 로열티로 지급해야 한다. 최근 LNG선 신조선가가 척당 3,000억 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척당 150억 원 이상이 고스란히 프랑스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가스공사, 국내 조선 3사는 한국형 화물창 ‘KC-1’을 공동 개발했지만, 결빙 문제 등 설계 결함이 발생하며 사실상 상용화에 실패했다. 현재 보냉 성능을 개선한 후속 모델인 ‘KC-2’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언제 실제 선박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향후 한국 조선업계가 고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화물창 기술의 완전한 자립이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기술 개발을 넘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글로벌 선주들에게 국산 화물창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입증하는 것이 상용화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