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10 10:41

특허 2만 6,574건 확보한 CATL 글로벌 1위 등극
차세대 배터리 분야 선두 휩쓸며 한국 혁신 주도권 위협
양적 팽창 넘어 차세대 폼팩터 상용화 실적이 생존 관문

AI 생성이미지.

중국 CATL이 최근 10년간 배터리 특허 패밀리 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전기차 동력 배터리를 넘어 전고체 배터리 분야까지 선두를 휩쓸며, 글로벌 배터리 혁신의 중심축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글로벌 특허 데이터베이스 팻스냅(PatSnap)의 자료에 따르면, CATL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10년간 2만 6,574건의 단순 특허 패밀리를 확보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켜온 LG에너지솔루션은 2만 2,597건으로 약 3,900건 뒤진 2위로 밀려났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10년 단위 누적 특허 수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CATL은 전체 누적 특허는 물론 동력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핵심 3개 차원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EVE, SVOLT, 궈쉬안, BYD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 역시 상위 10위권에 굳건히 자리하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SMM의 이번 통계는 지난 9일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의 한 배터리 업계 계정에 최초 공유되며 진위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이후 주요 경제 매체와 SMM 자체 채널 등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SMM은 오는 15~16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산업 행사를 앞두고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특허 역전은 한국 배터리 업계가 누려온 기술 우위가 전방위로 위협받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간 한국 기업들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중국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점유율을 높인 데 이어 나트륨이온 및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면서 특허의 무기화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기술 개발 여력이 부족한 후발 배터리 주자나 완성차 업체들이 선도 기업의 기술을 패키지로 라이선싱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양적 팽창에 성공한 중국 기업들이 향후 특허를 장벽 삼아 후발 주자의 진입을 막고 추가적인 기술 사용료 수익까지 거둘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다만 특허 출원의 양적 증가가 곧바로 압도적인 상용화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원된 특허 중 실제 양산에 적용돼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의 비율은 각기 다르다. 선행 연구 단계에서 등록된 특허가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려면 수율 확보와 제조 단가 절감 등 험난한 양산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대응해 한국 배터리 업계는 폼팩터 다변화와 차세대 소재 기술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양산과 실리콘 음극재 적용 등 포트폴리오를 넓혀 시장 지배력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진정한 승패는 쏟아진 특허들이 언제, 어떤 형태로 실제 완성차에 탑재되느냐에 달렸다. 특허 공세에 맞선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식재산권 방어 성과, 주요 폼팩터 전환기의 양산 수율 안정화 속도,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의 상용화 시점이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실질적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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