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06 12:11
면목동 정비구역 지정 고시로 2,037세대 아파트 건립
정비사업 위반 700건 달하며 부실 회계 리스크 확산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앞두고 엄격한 내부통제 확보 요구

서울 동북권 노후 주거지인 중랑구 일대가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구청의 전폭적인 행정 지원과 발 빠른 선제 절차로 개발에 속도가 붙었지만, 최근 전국 정비사업장에서 수백 건의 법령 위반이 적발되며 불투명한 조합 운영이 최대 불안 요소로 부상했다.
중랑구는 6일 면목동 572-1번지 일대 사가정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 서울시로부터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고시받았다고 밝혔다. 전체 6만 9,712.7㎡ 부지 가운데 5만 4,437.6㎡ 획지에 지하 4층에서 지상 40층 규모로 16개 동이 들어선다. 총 2,037세대 물량 중 장기전세주택 566세대와 재개발 임대주택 137세대가 포함됐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기점으로 사가정역세권 재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신속하고 안정적인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전폭적인 행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까치어린이공원과 연계해 7,123.8㎡ 규모의 근린공원을 새로 조성하고 사가정로49길의 폭을 기존 8m에서 10m로 넓히는 등 기반시설 정비도 병행한다.
사가정역세권 일대는 노후 건축물 비율이 60%를 웃돌고 도로가 좁아 주거 불편이 심각했던 곳이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개정된 법령을 십분 활용했다. 지난 7월 정비구역으로 정식 지정되기 전에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선제적으로 취득했다.
주민 동의율 60% 이상을 일찌감치 확보해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추진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주민총회를 거쳐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모두 마친다는 구상이다. 인근 면목동 일대 모아타운 9곳과 신속통합기획까지 맞물려 지역 정비사업 전반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정비사업 추진 시계는 빨라졌지만 부실한 조합 운영 실태가 발목을 잡을 핵심 리스크로 꼽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상범 의원이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합동점검 결과 및 위반행위 조치 실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점검을 마친 47개 정비사업 조합에서 총 700건의 법령 위반이 적발됐다. 한 곳당 평균 15건의 비위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중대한 위법으로 사법기관에 넘겨진 수사의뢰 건수는 2022년 30건에서 2025년 55건으로 급증해 누적 129건에 달했다. 분야별 적발 사항은 ▲조합행정 225건 ▲예산회계 209건 ▲공사 및 용역계약 176건 ▲정보공개 90건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는 법망을 피한 꼼수 자금 집행이 난무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구역은 5,000만 원이 넘는 계약을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수사를 받게 됐다. 성동구의 한 재건축 구역은 총회 의결도 없이 용역 계약을 맺었으며, 무등록 업체에 업무를 맡기거나 조합 자금으로 개인 변호사비를 대납한 부조리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잦은 법령 위반은 단순한 윤리 문제를 넘어 사업 자금 조달에 치명타를 입힌다. 재개발 사업은 초기 운영비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신용 공여 체계로 굴러간다. 무단으로 계약을 맺거나 자금을 임의 집행하면 법적 소송과 인허가 지연으로 직결되며, 사업 표류로 늘어난 이자 비용은 조합원 분담금을 폭증시킨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대출 심사 기준은 한층 엄격해졌다. 대출 부실화 리스크를 막기 위해 조합의 재무 건전성을 면밀히 따지면서 PF 조달 승인이 거절되거나 기한이익상실 위기에 처하는 사업장도 속출하고 있다.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건립을 예고한 사가정역세권 구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과 자금 조달에 나서는 만큼 투명한 회계 감시망 마련이 필수적이다. 행정 인허가 속도에만 매달리지 않고 조합 내부 통제 장치와 감시 체계를 안착시켜야 막대한 금융 비용 증가를 막고 재개발을 완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