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04.17 12:50

영익 10% 직원 자동 배분 vs 배당성향 7.6% '박스권'
ADR 앞두고 자본효율성 시험대…성과급 상한은 풀고 배당엔 빗장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연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둔 가운데, 직원 성과급 재원이 주주 배당 총액의 20~45배까지 벌어지는 이익분배 구조가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근본 질문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임금·단체협상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자동 배분하기로 하고, 기존 '기본급 1000%' 지급 상한선을 폐지했다. 실적에 연동해 PS가 사실상 무제한 확대되는 구조다. 반면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주당 고정배당금은 1500원, 연간 배당 총액은 약 1조원 규모로 사전에 못 박혔다.

상한 풀린 성과급, 캡 씌워진 배당

이익 분배의 비대칭은 숫자로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한 직후 PS를 기본급의 2964%, 연봉의 약 1.5배로 지급했다. 같은 해 결산배당은 주당 1875원, 총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이익 증가율과 무관하게 배당 총액은 '박스권'에 갇힌 반면 PS는 이익 증가분을 자동으로 흡수했다.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94조~250조원이다. 10% 룰을 적용하면 PS 재원은 19조~25조원에 달한다. 맥쿼리증권이 제시한 447조원 시나리오에서는 재원이 44조7000억원까지 확대된다. 임직원 3만4500명 기준 1인당 평균 5억8000만원에서 최대 12억9000만원이 돌아간다는 계산이다. 같은 기간 주주 몫은 여전히 약 1조원대다. 맥쿼리 시나리오에서는 성과급 재원이 배당의 45배에 이른다.

주주 몫의 제도적 지위도 취약하다. 브릿지경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4년 배당성향은 7.6%에 머물렀다. 정부가 지난해 7월 31일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을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증가한 종목으로 한정했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 28.5%와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주인은 주주" 원칙과 충돌하는 배분 구조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은 원칙적으로 주주에게 귀속되고, 직원은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수령한다. 성과급도 임금의 한 형태지만 이익의 10%를 계약적으로 선취하는 구조는 '이익의 주주 귀속' 원칙을 사실상 재조정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주 불만은 지난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분출됐다. 시사저널e에 따르면 한 주주는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상황에서 배당 25% 증가에 그친 점을 정면 비판하며 "이게 무슨 주주환원 정책인가"라고 따졌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026~2028년 189조원 설비투자와 수십조원의 연구개발(R&D)을 집행한 뒤에도 약 672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며 신주 발행 방식의 ADR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ADR 상장이 높이는 압박 수위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비대칭 구조에 외부 압력을 더한다. DART 공시상 회사는 지난 3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 제출했다. 헤럴드경제는 회사가 주관사단에 상장 목표 시점을 오는 6~7월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조달 규모는 100억~140억달러, 원화 환산 약 14조4000억~20조1000억원 규모다. 신주 발행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만큼 주당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뉴욕 자본시장의 잣대는 자본효율성이다. 대만 TSMC는 연간 주당 배당을 2024년 14대만달러, 2025년 18대만달러로 올린 데 이어 올해 23대만달러 이상으로 상향할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수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약 27억달러를 환원했고 올해 전체 배당 규모를 30% 안팎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 수준으로, 마이크론 8배, 샌디스크 19배를 크게 밑돈다. 배당성향 7.6%가 방치된 상태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재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이어지는 이유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주 발행 방식의 ADR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주당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대규모 배당 등 주주환원 방안이 함께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최근 30일 공시, '환원' 신호는 제한적

DART 기준 SK하이닉스의 최근 30일 주요 공시는 ADR 관련 자율공시(3월 25일)와 정기주총 결의사항 보고(3월 26일), 5조9000억원 자본준비금 전입 의결로 압축된다. 1월 28일 이사회는 12조2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530만주 소각을 결의하면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이사회 결의로 소각했다. 임직원 상여금 지급을 위한 45만1015주 처분도 함께 결정했다.

자본준비금 전입과 자사주 소각은 장부상 배당가능재원을 확장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배당 정책 자체를 재설계하는 공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주당 고정배당금 1500원과 FCF 50% 환원이라는 기존 틀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35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SK스퀘어 지분율 변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 중이다. 지주회사법상 20% 이상 유지 의무를 겨우 충족하는 수준으로, 신주 발행 ADR이 현실화되면 지분이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로 SK스퀘어가 추가 매입 재원을 마련하거나,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발행주식 수를 줄여야 한다. 이투데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5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실적과 현금흐름 상황에 따라 추가 주주환원 방안과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메모리 사이클 변동성을 재무정책의 근거로 제시해 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우리 회사는 변동성이 큰 메모리 사업을 하고 있어서 업황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변동하고 경쟁사들과 비교해봐도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3년차에 접어들고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이 수조 원대 순현금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동일한 논리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커지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분수령

오는 23일 공개되는 1분기 잠정실적은 구조 개편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40조3000억원, 씨티증권은 39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수치가 확인될 경우 성과급과 배당 간 격차는 더 벌어진다. ADR 로드쇼 개시 전 회사가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고정배당 상향, 특별배당 등 어떤 카드를 꺼내느냐에 따라 미국 상장 가격도 좌우될 공산이 크다.

현행 구조를 유지한 채 뉴욕에 입성할 경우 '직원 몫은 이익 연동, 주주 몫은 고정 상한'이라는 한국식 관행이 미국 투자자 앞에서 평가받게 된다. 주주 관점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배당 '박스권'의 대칭성을 맞추는 것이 실질적 주주환원의 출발점이라는 요구가 공식화되는 국면이다.

※ 이 기사는 랑펀미디어 AI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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