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9 16:16
- 수정 2026.10.29 16:59
서민금융진흥원 등 3개 기관과 단절 없는 양방향 상담 연계 구축
500만 원 이하 장기 연체자 등 신속 면책으로 비금융 채무 포괄
급증하는 수요 대비할 전문 인력 확충과 사후 행정 단축 등 과제

금융채무 연체와 불법사금융 피해, 생계 곤란이 얽힌 취약계층의 구제 절차를 하나로 잇는 종합 채무상담 대표번호가 가동된다.
금융위원회와 신용회복위원회는 29일 종합 채무상담 대표번호인 ‘1375’ 개통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발표된 경제적 위기자 자살예방대책의 하나로, 분절된 채무조정 창구 탓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방치되는 다중채무자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다중채무자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알아보다가도 사채가 섞여 있으면 법원이나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기관마다 번호가 쪼개져 있는 사이 서류 준비에 지치거나 불법 추심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빈번했다.
새로 도입된 1375 체계의 핵심은 상담 단절을 없앤 실시간 연계망이다. 신용회복위원회가 통화료를 전액 부담하며, 통화 종료 없이 유관기관과 직접 연결된다.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감독원,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3개 기관과는 양방향 연계 시스템을 갖춰 전문 상담사로 즉시 전환된다. 아울러 자살예방상담전화와 보건복지상담센터에서 경제적 위기가 감지된 차주 역시 끊김 없이 1375로 곧바로 연결되는 단방향 유입 체계를 구축했다.
상담 범위는 단순한 금융권 대출 감면 안내를 넘어 비금융 채무와 복합 지원으로 넓어졌다. 통신비와 전기요금 등 생계 밀착형 공과금 연체 채무조정을 포괄하며, 총 채무 원금이 500만 원 이하이면서 1년 이상 연체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에게는 소액취약채무자 면책 제도를 즉각 적용한다. 복잡한 파산 절차 없이 신속하게 채무 유예와 감면, 통장 압류 해제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위험 심리 위기나 중증 질병 등 생계 복합 위기에 놓인 취약차주를 위해 신설된 전담 심층상담반도 운영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표준 응대보다 약 5배 긴 시간을 투입해 세부 채무 구조를 분석하고 즉각적인 방어 조치에 나선다. 실제 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시범운영 기간에 신체 질환으로 불안을 호소하던 60대 이용자에게 카드사 추심을 유예하고 지자체 복지 창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런 연계망 도입의 초기 반응은 뚜렷하다. 시범운영 기간 신용회복위원회 전체 콜센터 상담 실적은 전월 동기 대비 13.9% 늘었고, 전체 상담 중 1375를 통한 유입 비중이 25%에 달했다. 위기 상황에서 어디로 손을 뻗어야 할지 몰라 쌓여 있던 잠재적 수요가 표면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통합 창구가 실질적인 구제망으로 안착하려면 늘어나는 상담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와 사후 절차 단축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상담 유입량이 급증할 때 발생하는 통화 지연을 막을 전문 인력 확충이 요구된다. 나아가 전화 안내 이후 실제 채무조정 협약 체결과 법원 회생 인가까지 걸리는 행정 절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향후 체감 효과를 결정할 주요 지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