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9 09:43
단위 조합 절반 적자에 보안 사고 겹쳐 부실 고조
타 상호금융과 달리 행정안전부가 감독 권한 고수
연말 임시 관리 종료 앞두고 부처 간 책임 공방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지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적자와 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관리 사각지대가 노출됐지만, 감독 체계를 전문 금융 기구로 일원화하자는 논의는 주무 부처와 금융당국의 이해관계에 밀려 공전하고 있다.
실제 개별 금고의 신용 위험은 임계점에 달했다. 전국 1,200여 개 금고 가운데 절반을 넘는 51%가 적자를 기록했고, 18%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공제회원 400여 명의 계좌번호와 잔액 등 핵심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전산 보안 사고까지 발생했다.
곪아 터지는 부실과 내부통제 붕괴에도 감독권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넘기자는 해법은 매번 헛바퀴만 돌고 있다. 소관 권한 축소를 우려해 감독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행정안전부의 이기주의와, 감당하기 어려운 개별 단위 조합의 부실 리스크를 뒤집어쓰고 싶지 않아 하는 금융당국의 보신주의가 결합한 결과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1,200여 개 금고와 2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관할하는 감독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협동조합이라는 설립 취지와 풀뿌리 지역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부처의 막강한 금융 정책 권한을 유지하려는 권력 유지 논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는 다른 상호금융기관의 관리 체계와 비교하면 명백한 제도적 모순이다.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은 조합 운영 자체를 소관 부처에 두더라도 예금과 대출 등 신용사업은 금융당국의 직접 감독을 받는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신용사업조차 행정안전부 주도로 관리된다. 금융당국은 행정안전부의 요청이 있어야만 검사에 착수할 수 있고, 시정 요구나 제재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해 시장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금융당국 역시 물밑에서는 새마을금고 인수를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외적으로는 원론적인 감독 일원화에 동의하면서도, 수백 개로 분산된 개별 법인을 직접 들여다보기에는 검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꼽는다. 특히 이미 3조 6,000억 원 규모로 누적된 손실과 10.17%에 달하는 기업대출 연체율을 넘겨받았다가 향후 부실이 터지면 감독 실패의 독박을 쓸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크다.
부처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만들어진 절충안이 바로 합동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와 같은 임시 조직이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가동한 특별관리 태스크포스를 상반기에 이어 연말까지 연장하며 공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수술을 뒤로 미루는 면피성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26조 6,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털어냈음에도 전체 연체율이 6.34%로 다시 올랐다는 점은 땜질식 처방의 한계를 증명한다. 단순한 합동 검사나 일시적인 채권 매각으로는 단위 금고에서 발생하는 쪼개기 대출과 내부 횡령, 정보보안 취약성을 근절하기 불가능하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새마을금고의 신용 사업을 금융위원회 감독 아래 두고 금융감독원이 정기 검사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나 논의는 수년째 정체돼 있다.
올해 말 특별관리 태스크포스 활동이 끝난 뒤 국회 논의를 거쳐 감독 체계 일원화라는 정공법을 택할지, 아니면 협의 체제 연장이라는 타협안에 머물지가 구조 개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다. 부처 간 관할 다툼과 책임 떠넘기기가 이어지는 사이, 멍들어가는 단위 금고의 신용 리스크와 막대한 부실 채권 부담은 결국 지역 서민 고객과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