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8 13:39

8월 부산 예금은행 대출 연체율 0.83% 기록
대기업 지표 개선 이면에 중소기업 채무 부실 심화
부실채권 전이 앞두고 차주 상환 능력 재평가 필요

AI 생성이미지.

부산지역 예금은행 연체율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의 뼈대인 중소기업 연체율이 건전성 관리의 심리적 저지선인 1%를 돌파하며 지역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대기업이 대출 지표를 방어하는 동안에도 영세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연쇄 부실이 실질적인 금융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2026년 8월 중 부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지역 예금은행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83%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0.76%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일 집계한 8월 말 기준 전국 국내은행 평균 연체율(0.69%)과 비교하면 0.1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역 차주들의 채무 상환 여력이 전국 평균치보다 가파르게 훼손되고 있다는 의미다.

부실 징후는 세부 지표에서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8월 중 부산지역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1.03%로 1%대를 웃돌았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 7월 1.34%에서 8월 1.30%로 하락하며 신용위험을 상대적으로 방어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연체율은 0.90%에서 1.00%로 단 한 달 만에 0.10%포인트 치솟았다. 대기업 채권 회수로 전체 기업대출 지표를 일부 방어했음에도, 중소기업의 채무 불이행이 급증하며 전체 건전성을 깎아내린 셈이다.

은행권은 통상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1% 미만을 정상적인 통제 범위로 간주한다. 1%를 초과하는 시점부터는 단기 연체가 3개월 이상 굳어지는 고정이하여신과 무수익여신 비율이 급격하게 치솟을 위험이 커진다.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 7월 0.52%에서 8월 0.55%로 뛰어 취약 자영업자의 개인 대출과 사업자 대출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부산지역 금융기관들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경기 부침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부동산∙건설업종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도 구조적 약점으로 꼽힌다.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차주가 버티지 못하고 연체 상태로 밀려나는 실정이다. 대기업과 달리 추가 담보나 외부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들은 신용경색이 닥치면 채무조정 이전에 연체로 직행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이 3분기 말 분기 마감 효과에 기대어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으로 지표를 일시 관리하더라도,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 정책적 지원으로 가려져 있던 잠재 부실이 수면 위로 분출되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잠재 부실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지역 거점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이 충당금을 쌓기 위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면 한계 선상에 놓인 중소기업의 자금줄이 먼저 끊겨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은행을 비롯한 지역 금융기관들이 단순한 총량 지표 관리를 넘어, 한계 기업 차주의 실질적인 상환 능력과 담보가치 하락 여부를 재평가해 부실 전이를 차단하는 과정이 향후 건전성을 가늠할 잣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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