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7 09:17
3분기 대출 연체율 1.04%로 15년 만에 최고
시중은행과 달리 특수은행 홀로 부실 위험 떠안아
한계 차주 옥석 가리기와 4분기 자본비율 관리 시급

IBK기업은행의 연체율이 15년 만에 1%를 넘어섰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침체 여파로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의 부실이 국책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총대출 연체율은 전 분기보다 0.10%포인트 상승한 1.04%를 기록했다. 2011년 1분기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총 연체율이 1% 선을 뚫은 것 역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 상승의 핵심 원인은 기업 차주의 부실이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53%에서 0.50%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98%에서 1.10%로 0.12%포인트 가파르게 올랐다.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72조 원에 달하며,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를 웃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은행 전체의 신용 리스크로 직결되는 구조다.
세부 업종별로는 특정 취약 부문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은 전 분기 1.54%에서 1.99%로 0.45%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2011년 3분기(2.79%)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 연체율은 1.32%에서 1.48%로 올랐고,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도 각각 1.25%에 달했다.
시장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금융비용이 불어난 자영업자와 중소 법인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한계에 다다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끌어올린 이후 대출 상환 압박은 점차 가중돼 왔다. 통상 국책은행은 불황일수록 대출 문턱을 낮춰 기업 도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단기적 유동성 주입에 기댄 정책금융 공급이 오히려 차주의 구조조정을 늦추고 은행의 부실채권만 누적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건전성 악화는 실질적인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졌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 채권의 비중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분기 말 1.27%에서 3분기 말 1.31%로 올랐다.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4조 5,000억 원을 넘어섰다. 단기 연체를 넘어선 장기 연체가 누적되며 만성적인 부실로 굳어지는 상황은 향후 은행이 털어내야 할 대손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건전성 지표 하락은 은행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부실 위험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이 급증하면서 3분기 누적 대손비용률은 전년 동기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0.53%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 압박이 커지는 동시에,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비상이 걸리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48%에 머물렀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한계 기업 대출 비중을 줄이고 우량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책은행으로서 정책적 지원 역할을 맡은 특수은행이 홀로 부실 차주의 위험을 떠안으면서 자본 완충력을 소진하는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이익을 깎아먹으면서까지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IBK기업은행 측은 선제적인 추가 충당금 적립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동성 주입 위주의 대출 확대가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로 가려진 잠재 부실을 뒤로 미룬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통화 긴축 기조의 파급 효과가 길어지는 가운데, 정책금융이 은행 신용도를 갉아먹는 자가당착을 피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향후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와 실효성 있는 채무조정 속도, 4분기 위험가중자산 관리 결과가 IBK기업은행 건전성 회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