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6.10.25 09:39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340억 원 기록
독자카드 확장에 자산 늘었지만 부실도 증가
잠재 대손비용 방어로 충당금 적립 압박 변수

AI 생성이미지.

우리카드가 표면적인 누적 순이익 두 자릿수 증가라는 성적표를 냈지만, 자산건전성 지표는 업계 위험 수위인 연체율 2% 바로 앞까지 치솟으며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독자 결제망 구축에 따른 공격적인 카드 자산 확대가 단기 외형 성장에는 보탬이 됐을지 몰라도, 한계 차주들의 부실이 빠르게 드러나며 수익의 질이 훼손되는 구조적 덫에 빠진 셈이다.

우리금융지주가 25일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늘어났다. 신용카드 수익이 1조 7,7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고, 전체 영업수익도 2조 3,510억 원으로 10.3% 확대됐다.

그러나 분기별 흐름을 뜯어보면 성장세는 이미 꺾였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390억 원에 그쳐 직전 분기인 2분기 500억 원 대비 22.0% 감소했다. 3분기 영업수익이 직전 분기보다 4.3% 늘어나는 사이 영업비용은 6.5%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잠식당했다.

이런 실적 흐름은 외형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 확장에 사활을 걸면서 3분기 독자카드 매출 비중을 43.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5%에 불과했던 비중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했고,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 자산 역시 16조 5,580억 원으로 1년 만에 29.3%나 불어났다.

문제는 무리하게 자산을 늘린 결과가 신용위험 악화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95%까지 상승했다. 직전 분기 말 1.81%에서 석 달 만에 0.14%p 올랐고,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 1.02%와 비교하면 무려 0.93%p 수직 상승했다. 전업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1%대 초반에서 1년 만에 2%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속도는 신용관리 측면에서 이례적으로 가파르다.

수익 구조 역시 비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1조 5,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급증했다. 조달금리 상승 여파로 이자비용이 3,610억 원으로 13.9% 늘었고, 결제망 독립과 마케팅에 투입된 수수료 및 기타비용도 1조 1,850억 원으로 12.3% 뛰었다. 비용 증가율이 순영업수익 증가율(5.5%)을 두 배 이상 웃도는 불균형이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더 큰 잠재 뇌관은 대손비용이다.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3,8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연체율이 1.02%에서 1.95%로 폭등했음에도 대손비용 지출을 전년 수준으로 묶어둔 덕에 누적 순이익 1,340억 원이라는 수치를 방어해 낸 셈이다. 이는 부실 위험의 현실화를 충당금 적립으로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거나, 채권 상각으로 간신히 막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용카드 자산이 급증한 상태에서 연체율이 2%에 근접했다는 사실은 향후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계 채무자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충당금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하면 올해 누적으로 기록한 이익 증가분은 순식간에 대손비용으로 상쇄될 공산이 크다. 독자 결제망 비중 확대라는 외형적 성과 뒤편에서 곪아가는 부실 채권의 정리가 향후 우리카드의 신용도와 자본 건전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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