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22 10:45
1,200억 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 조달
장부상 부채 줄지만 연 6.8% 이자 부담 가중
3년 뒤 미상환 시 9.3%로 오르는 스텝업 구조

오스템임플란트(대표 김해성)가 1,200억 원 규모의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 장부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이른바 ‘착시 효과’를 노렸지만, 연 6.8%에 달하는 고금리와 향후 막대한 가산금리가 붙는 조항 탓에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총 1,200억 원 규모의 사모 영구채 발행을 의결했다. 청약 및 납입 예정일은 다음 달 30일이며, 만기일은 2056년 11월 30일이다. 조달 자금은 유동화 전문 특수목적법인(SPC)인 ‘위비덴탈제일차(500억 원)’와 ‘위비덴탈제이차(700억 원)’를 상대로 사모 발행된다. 확보한 현금은 미국∙브라질 등 주요 해외법인의 유상증자와 현지 외화 차입금을 갚는 데 쓰일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영구채 조달로 본사의 해외법인 지급보증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영구채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 점을 활용해 240%대에 달하던 전사 부채비율을 190%대로 끌어내리고,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미국과 브라질 현지의 기준금리가 높고 환율 변동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외환 손실 위험을 방어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화려한 장부상 개선 명분 뒤에는 무거운 금융 비용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영구채의 표면이자율은 연 6.8%로 책정됐다. 1,200억 원의 조달 규모를 고려하면 오스템임플란트는 매년 81억 6,000만 원이라는 현금을 순수 이자로 내줘야 한다. 일반적인 무보증 공모 회사채 조달 금리와 비교하면 상당한 프리미엄이 얹힌 셈이다.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된다고 해도 확정 이자를 꼬박꼬박 지급해야 하는 채무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 큰 잠재적 뇌관은 조기상환권(콜옵션)과 묶인 ‘스텝업(금리 인상)’ 조항이다. 발행 조건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발행 3년 차인 2029년 11월 30일부터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이때 상환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가산금리 2.5%p가 단숨에 붙어 표면금리가 연 9.3%로 치솟는다. 이후에도 갚지 못할 경우 매년 1.0%p씩 금리가 누적해서 뛰어오른다. 30년 만기라는 외형과 달리 사실상 3년짜리 차입금과 동일한 강도의 상환 압박을 가하는 구조다.
신용평가업계와 시장의 셈법은 회사 측의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강력한 스텝업 조항이 붙은 영구채를 온전한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실질적 차입금에 합산해 재무 건전성을 보수적으로 깎아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장부상 부채비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회사의 상환 능력 자체가 나아졌다고 평가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해외법인의 차입금 상환으로 아끼게 될 이자 비용이 이번 영구채의 연 6.8% 이자 부담을 확실히 웃돌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다.
결국 이번 조달의 성패는 3년 뒤 자금 융통 능력과 영업현금흐름 창출력에 달렸다. 오스템임플란트가 2029년에 쌓아둔 잉여현금으로 1,200억 원을 털어내거나, 더 낮은 금리의 자본으로 무사히 차환할 체력을 입증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스텝업에 따른 차환 위험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신용등급 상향 효과는 반감되고, 9%대의 가혹한 금융비용 부메랑만 짊어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