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형진 기자
  • 입력 2025.12.11 14:10

신원종합개발 개인투자자 지분 전량 매도
"세력 형님들 못 들어와서 내가 나간다" 공시 통해 본전 탈출 심경 밝혀 화제

신원종합개발
신원종합개발

2025년 12월 11일, 코스닥 상장사 신원종합개발의 공시 하나가 주식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인 투자자 김승현 씨가 7.4%에 달하던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떠나면서 남긴 '보유 목적' 기재 내용 때문이다. 딱딱한 법률 용어 대신 "물타기하다가 공시까지 찍어버렸다"는 그의 솔직한 고백은 이른바 '강제 장기투자'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실수로 대주주가 된 사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승현 씨는 12월 11일 보고서를 통해 신원종합개발 주식 867,554주(지분율 7.4%)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는 경영권 영향이나 단순 투자 등 공식적인 문구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 씨는 보고서의 '보유목적'란을 통해 자신의 구구절절한 투자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 씨는 "물타기 하다가 그만 지분공시까지 찍어버렸다"며 의도치 않게 주요 주주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평균 단가를 낮추기 위해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물타기'를 지속하다 보니, 자본시장법상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지분 5%를 넘기게 된 것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량의 지분을 확보하는 '슈퍼 개미'의 탄생 과정치고는 다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세력 형님들 위해 떠납니다"

이번 공시의 백미는 매도 사유에 대한 김 씨의 해석이다. 그는 "제가 매도물량을 투하할 것 같아서 세력 형님들이 못 들어오시는 것 같다"며 자신의 많은 물량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라고 판단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눈물 콧물 닦아가며 본전 딱 챙기고 우아하게 퇴장한다"고 덧붙여, 손실 없이 원금을 회수한 것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11월 13일부터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였다. 그러다 12월 8일, 보유하고 있던 714,259주를 한꺼번에 장내 매도하며 지분을 0으로 만들었다. 이는 그가 언급한 '본전 탈출'이 완료된 시점으로 보인다. 김 씨는 보고 사유에도 "물타기하다 지분공시한 거 본전 와서 탈출"이라고 명시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원종합개발을 향한 짝사랑

김 씨는 떠나는 마당에도 해당 종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신원종합개발은 좋은 주식"이라며 "적정가는 최소 1만 원은 넘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아쉬움과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표출한 셈이다. 이 사건은 주식 시장에서 '개미의 애환이 담긴 공시'로 회자될 전망이다.

김 씨는 "대출 좀 정리하고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며 완전한 이별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잠깐 빠지는 거지 도망가는 거 아니다. 다시 산다"라는 말을 남기며 특정 주주 모임인 '삼백프로님 단톡방'에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해프닝은 엄격한 공시 제도 속에서도 피어난 개인 투자자의 '웃픈(웃기지만 슬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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