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주형 기자
  • 입력 2026.10.12 09:43

S&P500 등 현지 상장 3종 가격 괴리 심화
규제 완화 시 프리미엄 소멸 위험…직접 투자 대안 부상

AI 생성이미지.

미래에셋이 인도 증시에 상장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순자산가치(NAV)보다 최고 8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현지 규제로 인해 해외 투자 한도가 소진되면서 ETF 신규 발행이 중단되자, 글로벌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2차 시장으로 몰리며 기형적인 프리미엄이 형성된 결과다.

11일 더힌두비즈니스라인 분석에 따르면 지난 21거래일 동안 미래에셋의 인도 상장 해외 ETF 3종은 순자산가치 대비 평균 24~49%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이 매체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뭄바이증권거래소(BSE)∙블룸버그 자료를 취합해 지난 10일 보도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래에셋 S&P 500 톱 50 ETF(Mirae Asset S&P 500 Top 50 ETF)’의 지난 21거래일 평균 프리미엄은 49%에 달했으며 최고 83%까지 치솟았다. ‘미래에셋 뉴욕증권거래소 팡플러스 ETF(Mirae Asset NYSE FANG+ ETF)’와 ‘미래에셋 항셍 테크 ETF(Mirae Asset Hang Seng TECH ETF)’ 역시 각각 35%와 24%의 평균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분석 대상에 포함된 인도 내 해외 상장 ETF 6종의 올해 합산 거래대금은 1조 440억 루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3,094억 루피가 순자산가치를 웃도는 비싼 가격에 체결됐다. 지난 21거래일 동안에만 253만 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단기 투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은 인도 중앙은행(RBI)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의 엄격한 자본 유출 규제에 있다. 현재 인도 금융당국은 상호펀드 업계 전체의 해외 투자 한도를 70억 달러, 해외 ETF 한도를 10억 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인도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등 글로벌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한도가 일찌감치 소진됐고, 운용사들은 해외 자산을 추가로 편입해 ETF 신주를 발행할 수 없게 됐다. 공급이 묶인 상태에서 기존 상장 주식만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시장 가격이 실제 자산 가치와 동떨어지게 된 것이다.

가격 왜곡은 미래에셋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현지 운용사 상품의 괴리율은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모틸랄오스왈 나스닥 Q50 ETF(Motilal Oswal Nasdaq Q50 ETF)’는 평균 93%, 최고 235%라는 기록적인 프리미엄을 보였다. ‘모틸랄오스왈 나스닥 100 ETF’는 17%, ‘닛폰인디아 ETF 항셍 BeES(Nippon India ETF Hang Seng BeES)’는 3% 수준으로 상품과 추종 지수에 따라 편차가 컸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프리미엄은 펀드 자체의 성과나 운용 능력과는 무관한 현상이다. 순자산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ETF를 매수하면 향후 막대한 자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루피 가치의 해외 자산을 담은 ETF를 150루피에 샀다면, 투자자는 이미 50%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한 셈이다. 향후 미국 시장이 횡보하거나 상승하더라도, 인도 당국이 해외 투자 한도를 상향해 ETF 신규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프리미엄은 순식간에 소멸한다. 이 경우 ETF 시장 가격은 순자산가치에 수렴하게 돼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극심한 가격 왜곡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자유송금제도(LRS)를 활용한 직접 투자가 거론된다. 인도 거주자는 LRS를 통해 연간 25만 달러까지 해외로 송금할 수 있다. 인도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 웃돈을 주고 사는 대신,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본토 ETF를 직접 매수하면 프리미엄 없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과도한 프리미엄 현상의 해소 여부는 인도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에 달려 있다.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기초 자산의 가치 하락뿐만 아니라, 향후 인도 규제 당국의 해외 투자 한도 증액 여부와 시점 등이 투자 성과를 가를 핵심 지표다. 한편 미래에셋 측은 이번 프리미엄 발생 배경과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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